[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길고 가는 몸매, 흰 피부, 눈웃음이 매력적인 여배우. ‘청순’이라는 단어가 여느 배우보다 잘 어울리는 이연희는 반전 매력이 있는 여자다. 소위 ‘내숭과’와는 거리가 먼 것. 털털하고 때때로 엉뚱하며, 씩씩하고 당차다.
영화 ‘결혼전야’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위해 이연희를 만났다. 마주 앉은 자리에서 환하게 웃는 그를 보니 왜 남자들의 이상형인지를 알 것 같다.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않고 불필요하게 소탈하지도 않았다. 가식이 없고 담백했다.
극중 그는 네일 아티스트 소미로 등장한다. 유명한 쉐프 원철(옥택연 분)과 오랜 기간 연애를 했지만 결혼을 앞두고 흔들리게 된다.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웹툰 작가 경수(주지훈 분)를 만나면서 위기에 봉착한다.
네일 아티스트를 연기해야 했기에 전문가에게 촬영 전 교육을 받았다. 그는 늘 네일아트를 받던 입장에서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이 재밌게 다가왔다고 했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나중에는 잘 할 수 있게 됐어요. 장난 반 농담 반으로 ‘내가 배우가 아니더라도 이거로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하고 얘기했죠. 네일 아티스트가 제일 중요한건 자세에요. 그래서 일단은 자세 쪽으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알려진대로 이연희에게는 언니가 두 명 있다. 덕분에 언니들을 연습상대로 삼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핀잔도 들어야 했다.
“언니들을 상대로 연습했는데, 초반에는 서툴러서 애를 먹었어요. 언니들이 보기에도 어설펐는지 ‘좀 진득하게 해봐’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제가 원래 앉아서 세심하게 하는 것을 못해요. 그래도 마음을 집중하고 연습했죠.”
소미는 엄밀히 말하면 두 남자를 사랑하는 역할이다. 이연희 역시 배우이기에 앞서 여자이기에 시나리오를 보면서 공감은 잘 됐다.
“사실 영화에서는 원철이랑 많은 부분들이 표현되지 않았지만 일에 있어서도 그만두라고 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내조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싫었을 것 같아요. 소미는 너무 젊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으니까요.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어요.”
실제로 사랑하는 남자가 결혼하고 배우 생활을 그만두라고 한다면? 당연히 'NO'다.
“이제는 가부장적인 시대가 아니잖아요. 여성도 존중을 받아야 하죠. 누가 강제적으로 한다고 해서 일을 안 하고 할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물론 저 역시 어느 정도 결혼 할 때 일을 좀 놔두고 가정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러고 나서 다시 일을 하고 남편이 서포트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극중 주지훈과 옥택연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연희. 특히 주지훈은 전작을 같이 해서 서로 너무나 잘 알기에 더욱 호흡이 잘 맞았다.
“(주)지훈 오빠는 확실히 노련함이 있어요. 오히려 더 저를 잘 챙겨줬어요. 워낙 성격이 좋고 여배우들이랑 친구같이 잘 지내요. 제가 그렇게 말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오해도 할 수 있었을 텐데 현장에서 심심하지 않게 잘 챙겨줬어요. 감사하죠.”
극중 결혼을 앞두고 제주도로 ‘나홀로 여행’을 떠나는 소미. 실제로 이연희도 홀로 여행을 떠나 본 적이 있다. 너무 좋은 기억이어서 지금 생각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프랑스 파리에 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위험하고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좀 걱정을 한 부분도 있었는데, 저는 워낙 독립심이 강해서 위험한 곳만 안 가면 알아서 잘 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일부러 관광지는 피했고, 현지인들이 많이 가고 관광객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곳으로 다녔어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죠.”
‘결혼전야’에서 이연희는 주지훈(경수 역)의 웹툰 팬이다. 실제로도 재밌게 본 웹툰이 있었을까?
“저 웹툰 봐요. ‘치즈 인 더 트랩’을 즐겨봤어요. ‘오렌지 마말레이드’도 재밌게 봤고요.”
웹툰 얘기가 나오자 반짝반짝 눈을 빛내던 그는 오는 12월 드라마 ‘미스코리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 드라마는 한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여주인공을 미스코리아로 만들기 위해 나선 아저씨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지금껏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상대배우들이 신경을 쓴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좀 제가 중점으로 드라마가 이뤄지다보니까 신경을 쓰게 될 거 같아요. ‘미스코리아’의 캐릭터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니까 재밌더라고요. 에너지 소비는 많지만 무척 기대가 돼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짓는 이연희를 보니 ‘결혼전야’에 이어 ‘미스코리아’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사진=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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