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주상돈 기자] '박카스'라는 고유명사가 '박카스 아줌마'라는 보통명사로 오용되고 있습니다. 아무 잘못 없는 동아제약 입장에서는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면을 통해 박카스를 만드는 동아제약에 우선 양해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파고다ㆍ종묘공원 등 종로 일대에서 할아버지를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을 일컬어 '파고다 아줌마'나 '공원 아줌마'도 아닌 하필 '박카스 아줌마'라고 부르다니요. 이들이 취급하는 '품목'엔 박카스뿐 아니라 소주도 있고 다른 이름의 비타민 드링크제와 커피도 있는데 말이죠.
캄보디아에서는 코카콜라보다 더 비싸게 팔릴 정도로 나라 안팎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카스'에게 덧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에 골이 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지천명(知天命)'이 넘어서도 매년 '국토대장정'을 하는 젊은이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박카스 입장에서도 치욕스러울 수도 있겠지요. 1961년부터 온 국민의 피로를 달래주는 '피로회복제'로 명성을 쌓아왔는데 느지막이 성매매 아줌마를 빗대는 은어로 쓰이다니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이 여성들이 하고 많은 피로회복제 중에 하필 '박카스'를 팔기로 결정한 것을. 그만큼 박카스가 국민 음료라는 방증이기도 하겠지요.
박카스 아줌마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하필 박카스를 팝니까. 일단 한 병에 400원에 사서 1000원에 팔면 600원의 이문이 난다는 지극히 '경제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평생을 한 가정의 아들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오느라 잔뜩 피로해진 할아버지들에게 '내가 그 피로감, 회복시켜주겠다'는 은밀한 제안을 박카스를 내미는 행위로 대신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네들을 지칭하는 다른 말을 찾지 못한 취재진의 게으름도 있겠지만, 이유야 어찌됐건 '박카스 아줌마'로 통용되는 현실에 불가피하게 이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박카스와 동아제약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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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파고다]20<끝>-④지면을 필름삼아 펜을 렌즈 삼아 다큐 찍듯 썼죠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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