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스티브 발머의 뒤를 이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기 수장을 놓고 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븐 엘롭 노키아 전 CEO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엘롭 전 노키아 CEO가 낙점될 경우, MS가 엑스박스(XBOX) 게임 콘솔 사업이나 검색엔진 '빙'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8일 벤처비트 등 미국 IT전문매체들이 보도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엘롭이 MS의 CEO가 된다면 현재 MS의 사업구조를 대폭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엘롭의 측근들에 따르면 그는 "MS의 핵심 전략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지 않을 경우", 빙 검색엔진 사업을 종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엑스박스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방안까지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롭이 가장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윈도 운영체제(OS) 사업과 업무용 '오피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오피스의 보급 확대를 윈도 OS의 성장엔진으로 두는 전략을 유지해 왔으며, 스마트폰·태블릿의 등장으로 윈도 기반 PC가 예전같지 않은 지금도 큰 변화는 없다. 이에 따라 엘롭은 오피스의 활용 하드웨어 기반을 더욱 늘리기 위해 구글 안드로이드 OS와 애플 IOS까지 풀버전을 구동하도록 확장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엘롭의 전략은 그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MS의 비즈니스사업부 책임자로 근무했으며, 기업용 클라우드기반 오피스365의 개발을 총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엑스박스 브랜드를 매각하는 것은 MS의 양날의 칼이다. 한편으로는 더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집중할 수 있지만, 가정 거실을 차지하려는 글로벌 IT기업들의 전쟁에서 애써 쌓아올린 기반을 모두 잃게 된다. 엑스박스360은 분명 성공을 거뒀지만, 하드웨어 환경이 급변하는 현재 후속인 '엑스박스 원'도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일단은 새 CEO가 결정된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엑스박스 사업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검색엔진 빙도 윈도8에 상당부분 통합됐다는 점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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