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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출연(硏)이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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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출연(硏)이 성공하려면 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상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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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의 통합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기초기술연구회는 산하에 KIST 등 10개 기관이, 산업기술연구회는 생산기술연구원 등 14개 기관이 있으며 이들 2개 연구회 산하기관을 합산할 경우 총인원 1만6000명 예산 4조원이 넘는 거대 공공연구조직이 등장하는 셈이다. 혹자는 이 같은 통합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융합연구와 연구기관 간의 협력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을, 또 다른 일부는 특성에 맞은 차별화된 연구기관 관리를 위해 현재와 같은 2원화된 연구회체제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공공연구소로서 출연(연)의 중요성=연구회 통합논의가 가열되면서 자칫하면 핵심을 피한 채 변죽만 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작 중요한 논의 관점은 연구회가 아닌 출연(연)인데, 양 연구회를 통합할 경우와 아닐 경우의 차이가 이사장 자리 하나가 줄어든다는 점과 소관 및 관련부처 영향력이 다소 변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뚜렷한 쟁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연구회 통합 논의과정에서 핵심은 통합 혹은 분리 중 어떤 관리방식이 소관 출연(연)의 미래발전을 견인하며, 나아가 국가차원에서 출연(연)을 잘 활용하는 길인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출연(연)은 최근 20년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버넌스의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불안정한 연구환경이 조성되곤 하였던 전례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박근혜정부는 출연(연)보다는 상위조직인 연구회의 거버넌스 재편을 통해 출연(연)의 생산성 제고와 공공기관으로서의 미션 적합성을 높이려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권이 바뀌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출연(연) 흔들기에서 해방돼 연구원들이 그만큼 안정적 직무환경을 보장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출연(연)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출연(연)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정부연구소로의 정체성 확립이다. 출연(연)이 무엇하는 곳인가에 대한 해답은 결국 세계적으로 탁월한 연구성과를 내서 국민에게 인정을 받는 길뿐이며, 이를 위해 우수인력의 확보와 활용이 중요하다. 최근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출연(연)의 연구성과는 절대적으로 우수인력 확보ㆍ활용에 좌우되며 연구비 증가는 그 중요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연구비의 양적 증대보다는 우수인력을 확충하여 공급하고 이들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환경 조성과 보상체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암시한다. 대학ㆍ산업계와의 원활한 협력 및 인력유동성 확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국공립 대학과 공공연구소 간의 고급 연구인력 인사교류가 꽉 막힌 유일한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인 현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혁신과 자구노력을 통한 국가과학기술의 중심축 확보="혁신과 도전의 모습을 찾기 힘들고 '고급 셀러리맨'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우리 과학기술인을 바라보는 일부의 부정적 관점이다. 비단 출연(연)뿐 아니라, 대학 연구실에서 창의를 찾기 힘들고 산업계 연구소에서 혁신을 위한 몸부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 또한 팽배하다. 이렇게 주위가 어려울수록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할 곳은 바로 출연(연)이다. 불안정했던 시절을 극복하고 또 난관을 헤쳐 나아가면서, 이제 출연(연)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공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연(연)의 미래는 얼마만큼 탁월한 연구성과를 창출하면서, 국가가 요구하는 공공적 연구기능을 발휘하고, 나아가 글로벌 환경에 적응한 개방적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가에 달려있다. 이른바 탁월성, 공공성, 개방성 등 3가지가 출연(연)이 지향해야 할 3대 키워드라 할 수 있다. 현재 국회와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연구회체제 개선방안이 이 같은 출연(연)의 미래상을 반영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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