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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상속분쟁서 무상주식 소유권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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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주식을 놓고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벌이고 있는 상속 소송 항소심에서 양측이 무상주식의 소유권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5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4부(윤준 부장판사)에서 열린 3차 변론에서 원고인 이씨 측은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동방생명(현 삼성생명) 신주의 소유권은 이 회장에게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대법원 판례를 보면 무상주식의 본질을 분할로 보고 있다"며 "따라서 차명주식의 소유자는 실질적 주주들이지 이건희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 측에서는 차명 주주들과 이 회장 간에 포괄적 약정을 맺어 소유권을 이전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질 주주가 아닌 이 회장이 차명 주주들과 약정을 맺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실질적 주주를 회사가 주주로 인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공동상속인들(이씨 등)은 회사로부터 실질 주주로 인정받은 바가 없고 주권을 교부받은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씨에게 실질 주주로서의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은 측은 "이건희가 실질 주주가 아니라고 해도 무상주를 원고가 받지 못한 이상 이미 소멸 시효가 끝났다"며 "무상 신주는 상속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원고는 소유권 청구 권한이 없다"고 부연했다.


이씨 측은 이 회장 측이 증거로 제출한 동방생명 차명주권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발행 일자와 예탁결제원에서 통일유가증권으로 교환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선대 회장 타개 이전에 발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차명주권의 명의자이던 서주인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여서 예탁원 실명 확인 절차가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갖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내달 3일이다. 법원은 4차 변론에서 이 회장이 참칭상속인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삼성 임직원들이 이 회장이 단독상속인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양측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도록 요구했다.


법원은 양측의 원만한 합의도 종용했다. 집안 문제인 만큼 집안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권유한 것이다. 그러나 양측 변호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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