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절상 추세를 바꾸기 어려워
원화절상+경상수지 흑자 공존하는 일본형 장기 저성장 우려
외환당국, 외환시장 개입 적절히 활용해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원·달러 환율이 현재 1060원대에서 내년에는 1000원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5일 '빨리진 원화강세 한국경제 위협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고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대비 10월말 원화절상폭은 8.3%로 올 하반기 세계 주요 통화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올 6~9월 실질실효 환율이 5.2%로 국제결제은행(BIS) 추계 대상 61개 통화 중 절상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이처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9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488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흑자규모인 431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연말에는 660억달러에 달해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러한 원화절상 추세를 쉽게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선 연구위원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을 억제하려 한다는 해외의 시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상수지 흑자지속, 우리경제의 회복세 등에 따라 내년에는 원화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있고 정부의 환율안정 의지도 강해서 당분간 달러당 1050원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내년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 연구위원은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기업들이 버틸 여력이 없어 해외생산을 늘릴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의 생산과 고용이 위축될 위험이 있다"며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의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수입의 가격탄력성이 높지 않다는 점 ▲원자재 가격이 하향안정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 ▲해외투자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을 이유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1980년대 후반 일본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원화가 10% 절상되면 수출효과는 약 5% 감소할 것으로 계산된다"며 "정부는 국제적 갈등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환시장 개입을 적절히 활용하고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단기 외화차입에 대한 부담금 부과)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내수부문에서의 수요창출력을 높이고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하게 누적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