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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변호사의 조세소송] 조세는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야 한다(principle of no taxation without la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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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법 상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미등기 양도자산’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침 출근 길에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를 라디오에서 들었을 때만 해도 올해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근사하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일년 열두 달 중 시월은 스물아홉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월이 가고 십일월이 오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듯 하여, 마치 이십 대를 보내고 삼십 대를 맞이하는 젊은 이가 느끼는 허망함과 아쉬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어찌 보내야 할지 궁리하면서 사무실에 홀로 남아 정리를 하던 중에 갑자기 사무실을 찾아온 이가 있었고. 그의 사연은 이러했다(편의상 실명을 생략하고 그를 ‘을’이라 부르기로 한다).

① 을은 갑과 갑 소유의 토지를 대금 10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② 을은 갑에게 매매대금 중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다시 병과 위 토지를 대금 20억 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병으로부터 계약금 2억 원을 지급받았다. ③ 이후 병은 다시 정에게 토지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대금 5억 원에 매도하되, 위 5억원 수령과 동시에 을과 체결한 매매계약에 의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위 토지에 관한 등기이전서류를 구비하여 정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④ 그 사이 을은 갑에게 토지 매매대금 중 잔금 3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을 지급하였다. ⑤ 을은 그 후 갑과 정이 있는 자리에서 정으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아 갑에게 그 중 3억 원을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잔금으로 지급하였고, 갑과 정은 같은 날 위 토지에 관하여 갑으로부터 정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위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이에 기하여 정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이다.



을은 위와 같은 거래를 통하여 양도소득세도 내지 않고 나름 쏠쏠한 이익을 본 듯하다. 부동산등기부상에는 갑으로부터 정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으므로 을은 드러나지도 않은 채 이익만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세무서에서는 갑과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 을이 갑과의 매매계약상 권리의무관계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3자인 병과 다시 그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매수인의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여 양도하기로 하는 것이므로 이는 부동산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 후 매수인 을이 매도인 갑에게 잔금을 완납하여 그 부동산 취득에 관한 등기가 가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인 을이 자신의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제3자인 정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으므로 이에 대하여 소득세법 상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60%의 중과세율을 적용한 것이다.

을의 사정이 딱하였다. 하지만 별 방도가 없어 보였다. 만약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 을이 대금을 청산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매매계약상 권리의무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 매매계약 관계에서 탈퇴하는 경우(위 사안에서 ‘③ 병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에는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양도하는 것에 불과하여 매매당사자 간에 잔금의 완납 전이라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넘겨주기로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득에 관한 등기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이를 양도하더라도 소득세법상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두2340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안에서 을은 갑과의 매매계약상 권리의무관계 내지 매수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3자인 병과 다시 그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그 후 매수인 을이 매도인 갑에게 잔금을 완납하여 자신 명의의 부동산 취득에 관한 등기가 가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제3자인 정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으므로 소득세법상 미등기 양도자산에 관한 중과세율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2013. 10. 11. 선고2013두10519).


본 칼럼은 대법원2013. 10. 11. 선고2013두10519 사안을 재구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법무법인 대종 박흥수 변호사
(gmdtn11@hanmail.net, 블로그: http://blog.naver.com/gmdt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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