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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당을 법정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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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 심판 청구안' 국무회의 통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부가 헌정 사상 초유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나서기로 하면서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헌법학계에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법리적인 판단에 앞서 정치적인 이해 관계가 얽힌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지역 대학의 모 헌법학 교수는 "정치적으로 풀자면 이미 법리를 떠난 문제"라면서도 "법무부ㆍ검찰이 위헌정당 해산 요건을 얼마나 입증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선 이석기 의원과 혁명조직(RO) 등 통합진보당 내부 일부의 문제를 통진당의 정체성과 동일시할 수 있는 근거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또 "위헌정당 해산 제도가 마련된 소수 국가 중 하나인 독일의 경우도 급박하고 위험한 민주주의에 대한 침해, 파괴가 인정되어야 한다"며 통진당 사태가 화급을 다투는 사안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헌재는 그동안 판례에서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해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고,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 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 우리의 내부 체제를 파괴ㆍ변혁시키려는 것'이라고 판시해왔다.

한편 이번의 해산 청구에 대해 법조계에선 '섣부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법무부는 전날 저녁까지도 "아직 검토 중"이라며 "결론이 나면 그때 결과를 밝히겠다"는 게 공식입장이었다. 헌법상 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가 보장되고 있고 이미 국회의원을 배출해 국고의 지원도 받고 있는 공당의 '존폐'에 대한 결정이 불과 10여시간 만에 급진전돼 헌정 사상 초유의 시험대에 오른 것을 두고 법조계는 우선 '성급하다'는 반응이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 대변인은 "헌재가 결정 내릴 것이지만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며 "이 의원 재판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개인과 정당의 정체성을 한 궤로 보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도 "전신 민주노동당까지 감안하면 1, 2년 된 정당도 아니고 당헌ㆍ당규에 문제가 있었다면 진작 청구됐어야 할 사안이다. 이석기 사태를 계기로 본다면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성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변호사는 "국가정보원의 개입 여부 등 대선 국면에 대한 파고가 높아진 데 따른 국면전환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청구가 접수되면 헌재는 우선 이 사실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하고 청구서 등본은 통진당에 송달한다. 정부가 낸 청구서에는 해산을 요구하는 정당의 표시, 청구 이유가 기재된다. 청구 이유에는 '통합진보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므로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위헌법률ㆍ헌법소원 심판에서는 서면심리가 원칙이지만 정당해산 심판은 구두변론을 하도록 돼 있다.


헌재는 최종 선고 이전이라도 직권 또는 정부의 신청에 의해 통진당의 활동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헌재의 심리 과정에서는 ▲정당의 강령이나 정책, 당수와 당 간부의 연설 내용, 출판물 ▲정당 명의의 활동, 당수와 당 간부의 활동, 정당원의 활동 등을 두루 검토하게 된다. 헌재는 심판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최종 선고를 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심판 기간을 초과해 결정을 내리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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