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열정樂서' 강연자로 나서
"세상에 가치 없는 일이란 없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세상에 가치 없는 일이란 없습니다. 내가 맡은 일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치열하게 뛰었습니다. 이제 돌아보니 이것이 제가 경험한 '성공 방정식'이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은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르기까지 지난 30여년의 인생담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김 사장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들 1200여명의 앞에서 열정락(樂)서 강연자로 나섰다. 열정樂서는 삼성이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열정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열고 있는 콘서트 형식의 강연 행사다.
김 사장은 이자리에서 "순하고 겁많고 어리숙했던 어린 시절에서 해군 출신으로 삼성화재 최고경영자에 오르기까지 세 가지 '앵커(anchor)'가 나를 지탱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김 사장의 첫 번째 앵커는 어머니였다.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물러서지 말 것을 가르친 어머니 덕분에 김 사장은 고교시절부터 복싱을 시작하고 추운 겨울에도 새벽마다 달리기를 빼먹지 않았다. 덕분에 전문경영인이 되겠다는 바람대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 '1차인생'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의 두 번째 앵커는 '해군 생활'이었다. 김 사장은 "일주일 내내 잠 못자고, 식사시간 10초, 기합과 훈련의 반복이던 지옥주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기마전이든 배구든 어떤 승부에서도 해병중대가 순식간에 이기는 것을 경험하며 인간의 정신력이 얼마나 크고 강한지 깨닫게 됐다. 단체생활의 경험과 리더십, 해군으로서의 자긍심도 김 사장에게 큰 자원이 됐다.
김 사장이 꼽은 마자막 앵커는 바로 '삼성'이다. 김 사장은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그룹 비서실 인사팀, 삼성물산, 에스원 등을 거쳐 2011년 말부터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에 근무하면서 1년에 100일 이상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오지를 다니면서 해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에서 에스원, 삼성화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이동할 때마다,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2배 이상 노력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 바로 '제3의 앵커'였다고 그는 회고했다.
특히 김 사장은 '일에 자신만의 가치를 부여하고 성취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인사팀에서 일할 때는 '그룹 내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되자'는 목표로 일했고, 삼성물산에서 영업할 때는 '5000년 역사에서 50년만에 이룬 한국 경제의 기적을 잇겠다'는 사명감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 사장인 지금은 "국내 1위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오늘 이 자리도 '해군 출신'이라는 인연이 만들어 낸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매순간 나의 능력과 인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는 인연을 만들고자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나에게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어 성공의 기회로 돌아오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인생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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