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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증권·보험 등 비은행금융기관 건전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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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호금융조합은 가계대출의 건전성이, 증권과 신용카드 회사는 수익성 급락이 당면 과제였다. 장기간 큰돈을 굴리는 생명보험 회사는 외형확대 경쟁으로 금리변동 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 한국은행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런 부문에 대한 대비를 권고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한동안 이어졌던 비은행금융기관의 높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경영 건전성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면서 "특히 상호금융조합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보험회사 등의 총자산 증가율이 경기회복 지연, 은행과의 예금금리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4등급 이상 신용도 높은 고객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지만, 연체율이 늘어나는 게 고민이었다. 4등급 이상 고객에 대한 대출 비중은 2010년 말 38.2%에서 올해 6월 말 52.2%로 증가했다. 하지만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2011년 말 3.32%에서 올해 6월 말 4.08%로 함께 늘었다.


한은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고령층에 대한 대출 비중이 올라가고 다중채무자가 늘어 자산건전성이 한동안 계속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회사와 신용카드회사는 수익성 급락이 골칫거리였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을 기준으로 셈하면, 올해 6월 현재 증권회사와 신용카드회사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각각 10.2%, 14.9%에 그친다. 6년 사이 ROA가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은은 "자본적정성 등 손실 흡수 능력이 괜찮아 당장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진 않겠지만, 증권이나 카드 회사의 기타 부문과 연계될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몸집 불리느라 정신이 없었던 생명보험회사는 금리변동리스크에 노출돼 있었다.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외형확대 경쟁을 지속한 결과다.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2004년 3월 42.8%에서 올해 6월 62.0%까지 올랐다. 채권투자 비중도 같은 기간 운용자산의 37.8%에서 56.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과 부채 모두 금리에 울고 웃는 구조가 된 셈이다.


한은은 "시장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좋아지겠지만, 채권의 평가손실도 확대돼 일부 보험회사는 경영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은 생보사에 "외형 확대 경쟁을 줄이고, 유상증자나 이익유보 등으로 자본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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