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고, 임직원들에게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3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경영회의에서 "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을 그리고 회사를,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며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있다"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국가 및 기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한 글로벌 인재만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일류 기업으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옛 것을 익히면 미래를 알 수 있다(溫故而知新)’는 논어의 말처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적인 영감을 제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 회장은 2013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우리에게는 그 어떤 위기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온 저력이 있다"며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곧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직원들의 역사 의식 함양을 위해 이달부터 해외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 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History Concert)’란 이름의 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한국사 5회, 세계사 5회 등 총 10회로 구성돼 진행될 예정이며, 직원들에게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실용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새롭게 채용할 인재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역사관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 대졸공채 (2014년 상반기 입사)의 채용시험 격인 인적성검사(HMAT)에서 ‘고려,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쓰시오’ 혹은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는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에세이를 쓰는 문제를 출제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가 아닌, 평소 국사, 세계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또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해 왔는지, 즉 응시자의 역사관과 역사적 통찰력을 묻는 문제였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올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해외 딜러 및 A/S 직원 5000여명, 해외 우수 고객 4000여명, 해외 기자단 및 오피니언 리더 1000여명 등 총 1만여명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사에 대한 관심은 젊은 직원들에게 애국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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