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2일부터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뮤지컬 '위키드'는 지난해 역대 한국 공연의 기록을 확 갈아치운 '최고 흥행작'이다. 4개월가량 공연돼 20만명이 넘는 관객이 '위키드'를 관람했고, 매출액만 2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위키드 탄생 10주년을 맞아 첫 한국어 공연이 내달 22일부터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다. 이번 국내 공연의 연출을 맡은 리사 리구일로(사진)는 "지난 10년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으며 "이번 공연에서 절대 한국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리사 리구일로는 '위키드'의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협력 연출로 참여해온 연출가다. 특히 이번 한국 공연은 다른 지역에서의 공연과 달리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돼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된다고 그는 말했다. 초록 마녀 '엘파바' 역에는 옥주현과 박혜나, 하얀 마녀 '글린다' 역에는 정선아와 김보경이 캐스팅됐다. 리구일로 연출가는 "같은 역을 맡은 두 배우가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로서는 각자 다른 점을 비교해가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가가 직접 평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엘파바 역을 맡은 옥주현은 움직임 등의 면에서 관객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굉장히 전투적이고 공격적이다. 반면 박혜나는 관객과 교감하려고 시도하고, 잔잔하지만 강한 매력을 보여준다. 글린다 역의 정선아는 매우 애교있고 교태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면, 김보경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재밌는 측면이 있다."
또 이 같은 배우들의 개성을 살려 다른 연출을 지시하기도 한다. "옥주현은 혼자서 생각이 많기 때문에 많은 의견을 주기보다는 믿어주는 편이다. 그러면 정말 2~3일이 지나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박혜나는 순간순간 적용을 잘하는 편이라 세세하게 의견을 많이 줬다."
본인이 직접 배우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는 리구일로 연출가는 '엄한' 연출자로 소문이 나 있다. 배우들도 혹독한 연습 탓에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 같은 평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우디 앨런, 조앤 로빈슨(뮤지컬 '캣츠' 연출)과 같은 사람들이 엄한 연출가이고 난 아니다.(웃음) 배우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무대를 보고 해석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다. 또 좋은 연출가는 지식이 많고, 많은 것을 알려주기 보다는 각 배우들의 장점을 살려주고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연출가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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