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채권을 집중 매입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4대강 사업 참여 건설사 16개사의 채권 1조930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 2006~2007년 참여정부 시절 같은 건설사들에 대한 채권 투자는 한 차례, 50억원에 불과했다.
상위 30대 건설사 중 국민연금이 투자한 건설사는 16개사였는데, 이 중 두산중공업을 제외한 15개 업체가 모두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였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16개사 중에는 기관 투자자가 투자하지 않는 BBB+급 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국민연금은 두산건설(BBB+) 200억원, 한라건설(BBB+) 61억원 채권을 각각 2012년, 2010년에 매입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의 투자액이 삼성 계열 건설사에 집중된 점도 지적했다. 국민연금 투자액 1조9300억원 중 1조2499억원(64.8%)이 삼성 계열사 채권에 투입됐다. 삼성물산(8038억원), 삼성중공업(4461억원) 등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4대강 입찰 담합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19개 건설사에 대해서도 재투자를 했다.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삼성물산 등 7개사와, 시정명령을 받은 한화건설, 경고조치를 받은 롯데건설 등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9년부터 4대강 사업 참여 건설사의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은 국민연금이 4대강 사업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가지기에 충분하다"며 "30대 건설사 중 4대강 사업에 참여한 회사의 채권만을 골라서 매입한 점은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찬우 국민연금 기금이사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직접 투자했고, 나머지 건설사는 위탁운용사가 투자한 것"이라며 "삼성 계열사라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우량채를 사들이다 보니 결과가 그리 됐다"고 해명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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