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본사 매력에 안팎 '자리싸움'
"정치권 인사 온다" 소문만 무성, 5개월째 공석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꿈의 보직'으로 통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에는 결국 누가 앉게 될까.
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는 지난 6월부터 무려 5개월째 공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대다수 공공기관의 기관장 선임 작업이 마무리 국면인 가운데 유독 지역난방공사 후임 사장 인선만 지연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방 혁신도시 이전에서 제외돼 수도권(경기도 성남)에 본사가 그대로 남는 지역난방공사의 지리적 이점으로, 사장 자리를 원하는 안팎의 '정치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지방에 내려가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되는 데다 이 자리를 노리는 정치권 출신 입장에서는 수도권에 남아 정치 활동을 간접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 흑자를 내는 재무구조가 튼튼한 알짜 상장 기업인 점도 매력적이다. 사업 자체가 시스템적으로 잘 굴러가고 있어 외부 출신도 사장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전임 사장이 이명박 정부 내내 'MB맨'으로 분류되면서도 4년 9개월 장수한 것도 사장 자리를 노리는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보직이다.
지역난방공사는 12월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후임 사장을 뽑겠다고 2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장 모집 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로, 정식 취임하고 업무를 시작하기까지는 빨라야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난방공사 사장 하마평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쉬쉬'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이 공사 내부는 물론 관가의 중론이다. 현재로서는 내부나 관료 출신보다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인물이 낙점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설득을 얻고 있을 뿐이다.
지역난방공사 내부적으로는 올 연말이 되면 1년 중 절반은 최고경영자(CEO) 부재 상태로 보내는 셈이다. 연말 새 사장이 취임해도 외부 출신이 온다면 업무 파악에만 최소 3개월이 소요될 것이고 굵직한 투자 결정은 모두 내년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누가 사장으로 올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며 "공백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후임 사장 인선이 빨리 이뤄져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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