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휴면예금 2600억원 썼다

예금주 돌려준 금액 580억원, 저소득 소액대출 2040억원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미소금융중앙재단을 통해 지출된 시중은행들의 휴면예금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600억원을 넘어섰다. 2008년부터 출연한 휴면예금의 절반가량을 원권리자(예금주)에게 돌려주거나 저소득층을 위한 대출지원으로 사용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18개 시중은행들이 출연한 휴면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 4560억원이다. 이 중 휴면예금 찾아주기 활동을 통해 예금주들에게 돌려준 금액은 580억원,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대출금으로 2040억원이 지출됐다.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2008년 7월 미소금융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휴면예금 정리실적을 늘려왔다"며 "올해에는 휴면예금 출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재원이 줄어들었지만 미소금융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휴면예금은 일정기간 동안 소유자가 사용하지 않은 미청구재산이다. 최종거래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예금의 경우 은행 소유로 넘어가 수익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은행들은 매년 이 가운데 일부를 공익 차원에서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재원으로 출연한다. 재단은 이 재원을 활용해 개인신용 7등급 이하로 저소득ㆍ저신용계층에 해당하는 자영업자 및 창업예정자에게 대출을 지원한다.

지난해 8월 휴면예금을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은행들의 출연은 제동이 걸린 상태다. 대법원은 은행이 예금주에게 이자를 계속 지급하고 있다면 휴면예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부분의 예금이 이자가 있고 은행도 관행적으로 이를 지급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 휴면예금으로 처리했던 것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휴면예금 출연은 어렵지만 기부금과 휴면보험금, 자산운용수익 등은 여전히 미소금융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기부금과 휴면보험금 재원 규모는 각각 3380억원, 3440억원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주요 재원인 휴면예금 출연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5년간 거래가 없는 계좌에 대해서는 이자지급을 보류하고 해지시 일괄지급한 뒤, 이자지급 보류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돼 10년간 거래가 없으면 휴면예금화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