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외환위기 때 주식 사들여 은행 살려…장학·문화예술 지원 등 지역사회 공헌 활발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부도위기에 몰린 은행을 살리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주식을 6배를 주고 산다? 말이 안 되는 얘기 같지만 1998년 외환위기 때 실제로 부산ㆍ경남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부산은행은 지방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부실자산이 커져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은행을 살린 것은 지역민들이 시작한 '1인 10주 갖기 운동'의 힘이었다. 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 은행을 돕기 위해 지역민 4만3000여명이 800원까지 내려간 주식을 액면가인 5000원에 사들인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사회공헌활동에는 이처럼 특별한 사연이 있다. 부산은행은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지역민들을 위한 아낌없는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은행이 지난해 지출한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총 311억원으로 지방은행 중 가장 많다. 당기순이익(3275억원)의 9.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 금액 비중이 평균 7%대인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올해 사회공헌활동 비용도 지난해에 비해 4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경영이 안정화된 2001년부터 본격적인 사회공헌에 나섰다. 2002년 지역 최대 규모의 '부산은행 지역봉사단'을 창단하고, 이듬해 금융권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부서인 '지역사회공헌부'를 신설해 체계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사회공헌 3대 핵심영역인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문화예술 나눔', '교육장학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부산은행 지역봉사단은 현재 4000여명 규모로 구성됐다.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분야 지원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연극제 등의 지역 문화축제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부산을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성세환 부산은행장은 "정부의 공적자금지원 없이 지역민의 힘만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은행은 부산은행이 유일하다"며 "사회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사회책임 경영을 선도하는 따뜻한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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