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량 공급된 임대주택이 인근 지역 전셋값 상승세를 둔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부동산114가 2007년 후 분기당 동별 임대주택 공급량이 1000가구를 넘는 지역을 대상으로 공급 시점 전후의 전세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선 임대주택이 대량 공급되기 시작한 2007년 후 분기당 동별 임대주택 공급량이 1000가구를 넘는 사례는 총 74회로 집계됐다. 경기도 김포, 오산, 파주, 동탄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서울 강동구·마포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임대주택이 실제 공급된 동이 소속된 자치구의 전세가 상승률은 공급 시점 당시 6.72%였지만 2분기 후에는 6.67%로 0.05%포인트, 해당 동이 속한 시도의 경우 공급 시점 당시 전세가 상승률이 7.49%에서 6.67%로 0.82%포인트 감소했다. 임대주택 공급이 전셋값 자체를 떨어뜨리진 못했지만 적어도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 셈이다.
임대주택 공급이 전셋값을 직접 하락시킨 경우도 확인됐다. 2011년 4분기 임대주택 2009가구가 공급된 수원 호매실동의 경우 인근 호매실 GS아파트 전용면적 59.78㎡의 전셋값이 2011년 4분기 평균 1억1400만원에서 2012년 1분기에는 1억1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시기 임대주택 1017가구가 공급된 경기도 안양 관양동 역시 인근 인덕원마을 삼성아파트 84.93㎡의 전셋값이 2011년 4분기 평균 2억3950만원에서 2012년 1분기 2억2258만원으로 떨어졌다.
장용훈 선임연구원은 “임대주택 공급은 전세가 안정에 뚜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전세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신도시뿐 아니라 기존 도심 지역에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면 전세가 안정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부지 위에 짓는 행복주택 건설 반대에서 보이듯 도심 임대주택 공급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집값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시설을 거부하는 원주민의 반발”이라며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지역에 혁신학교와 같은 선호도 높은 시설을 함께 공급하는 인센티브 정책으로 이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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