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 문전성시 '송파 와이즈 더샵' 가보니
유주택자도 1순위 자격 부여…3일 동안 2만8000명 몰려 인기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중대형아파트 390여가구만 분양하는 데 엄청 많은 사람들이 왔다. 이게 다 청약 가점제가 폐지된 영향이다."(위례신도시 견본주택 인근 이동식 중개업소 관계자)
중대형아파트 분양이 최근 폐지된 '청약가점제'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위례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중대형 아파트 일색에 분양가는 6억원 이상이지만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몰리고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관한 '위례 송파 와이즈 더샵'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 동안 2만8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방문객들은 주말 내내 견본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주차장도 '만차'였다. 한 방문객이 "주차공간이 이렇게 부족해서야 되겠느냐"며 분양 담당자에게 항의할 정도였다.
견본주택 앞에는 '이동식 중개업소(떴다방)'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방문객 줄과 나란히 천막이 줄지어 있었다. 한 떴다방 관계자는 "390가구 모집에 이렇게 많은 인원수가 몰렸다는 것은 경이적"이라고 표현했다.
북적였던 견본주택에서의 열기는 청약경쟁률에 반영됐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평균 16.09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 마감했다.
송파 와이즈 더샵은 전용면적 96~99㎡ 주택형으로 이뤄진 주상복합 아파트다. 모두 요즘 기피한다는 중대형이다. 분양가는 6억5000만원 내외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취득세 면제 등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그런데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에 대해 떴다방 관계자는 "강남과 가까운 입지도 이유지만 중대형 아파트 청약가점제가 폐지되면서 사람들이 청약통장을 꺼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85㎡ 이상 중대형 민영주택 분양 때 청약가점제를 없애고 유주택자도 청약 1순위 자격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지난 5월31일부터 시행했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놓은 '4·1대책'의 일환이었다.
실제 청약가점제 폐지 이후부터 일부 지역에서 중대형인 데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나타났다. 지난 6월 공급된 주상복합 '판교신도시 알파리움'(96~203㎡·931가구)이다. 이 단지는 평균 2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한 달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이후 위례신도시에 선보인 다른 고가 중대형아파트들도 분양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6월말 '래미안 위례신도시'(99~134㎡·410가구)와 '위례 힐스테이트'(99~110㎡·621가구)가 각각 평균 27대 1과 11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달 '위례 아이파크 1차'(87~128㎡·373가구)도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1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송파구 장지동 지하철 8호선 복정역 1번 출구에 있는 위례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분양 마감됐다"며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을 정도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중대형 청약이 100% 추첨방식으로 변경됐고 무주택자에게만 허용하던 가점제 청약 1순위 자격이 다주택자에게도 부여됐는데 이에 집 있는 사람들이 분양시장을 통해 주택을 교체할 수 있게 됐다"며 "위례신도시의 경우 강남과 가깝지만 3.3㎡당 1700만원대로 저렴하고 전매규제가 짧은 데다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커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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