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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에 이어 KTX도 짝퉁 부품 사용돼 ‘충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0초

[아시아경제 박선강]


광주지검, 재고품을 신제품으로 1만7000여개 납품…14명 기소
철도공사 “내달 1일부터 프랑스 전문가 투입 부품 전수점검”

원전에 이어 KTX에서도 이른바 ‘짝퉁부품’이 납품돼 온 과정이 검찰 수사 결과로 드러났다.

15일 광주지검 특수부(신응석 부장검사)가 사기, 공문서 변조 등 혐의로 기소한 14명(한국철도공사 임직원 2명 포함)이 근무한 납품업체는 모두 6곳.


이들이 국산을 수입산으로, 재고품을 신제품으로 속여 KTX에 납품한 부품은 모두 29개 품목 1만7521개였다.

대부분 제동장치에 사용되는 중요부품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부품을 불량품으로 보기에는 어렵고 기차의 특성상 한 차량의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차량이나 비상 제동장치가 작동해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지는 않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허술한 납품관리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었다.


프랑스 알스톰사가 제작한 TGV를 기본으로 설계·제작한 KTX는 대부분 부품이 수입되는 실정인데도 정품임을 담보하는 수입신고 필증을 위조해 제출하면 철도공사 등 납품처에서는 그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요 부품의 사용이력 관리 시스템도 부실해 부정부품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조차 어려웠다고 검찰은 털어놨다.


입찰 과정에서는 업체끼리 가격을 조율하는 기존 방식에서 진화해 직원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동시에 응찰하게 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납품과정 전반을 감독해야 할 철도공사 임직원 2명은 부품구매계획서 등 납품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1100만~2000만원의 뒷돈까지 받아가며 비리를 부추겼다.


검찰은 철도공사에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도록 건의하고 부정부품을 순정품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안팎 모두 단속에 실패한 철도공사는 “안전운행에 빈틈이 없도록 납품절차를 개선하겠다”며 뒤늦게 변명을 곁들인 개선책을 내놨다.


철도공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실제 수입신고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고 납품업체가 미리 해외에서 사들여 보관한 제품과 신품을 섞어 납품하면 볼트, 너트 등은 수입과 국산을 육안으로 판별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다음달 1일부터 프랑스 전문가 등을 투입해 모든 부품을 점검할 예정이다.


철도공사는 또 수입산으로 속여 납품된 부품 재고를 모두 폐기, 알스톰사가 사용 권고한 부품으로 교체하고 중간검사를 확대해 부정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직원 2명은 직위해제했으며 적발된 업체들에는 입찰 참여 금지 등의 제재를 한다는 방침이다.




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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