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블로그, 트위터 등에 대한 시정요구 건수가 매년 증가해 올해 9월까지 7만6026건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최재천 민주당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2만9589건이던 심의건수는 올해 9월에만 8만652건에 달했고, 2008년 1만5004개였던 시정요구 건수는 올해 9월 현재 7만6026개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심의 건수 대비 시정요구 비율은 2008년 50.7%이던 것이 해마다 증가해 2013년 9월 현재 94.3%에 달했다. 심의에 들어가면 거의 모든 블로그, 트위터 등에 시정요구 조치가 취해진다는 뜻이다.
시정요구는 삭제, 이용정지, 이용해지, 접속차단으로 구성되는데, 방심위는 낮은 단계인 삭제보다는 중대한 기본권 제한인 접속차단, 이용해지 등의 조치를 많이 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기준 삭제 건수는 1만7827건이었으나, 접속차단 건수는 3만9296건에 달했고, 이용해지 건수도 1만4342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접속차단과 이용해지 건수가 전체 시정요구 건수 중 75%에 달한다.
2008년에는 삭제 건수가 6442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접속차단 건수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2009년부터는 접속차단 건수가 전체 시정요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방심위의 시정요구에 대한 이행비율은 2008~2011년 99.9%, 2012년 99.5%에 달했다. 이는 방심위의 시정요구가 ‘권고’로서의 의미가 아닌 행정청의 ‘행정처분’과 같은 강제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시정요구에 대한 이의신청 건수는 미미했다.
최 의원은 “블로그, 트위터 등에 대한 통신심의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문제가 된 게시물만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해당 사이트나 트위터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거나 이용해지 조치를 취하는 등 이용자의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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