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구원 아이디어 공모 1등작…"제작비 적게 들어 당장 실현 가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작은 크기의 로봇이 주차된 차량 아래쪽으로 들어가더니 차량을 살짝 들어 올려 다른 곳으로 옮긴다. 좁은 공간에서 차량을 쉽게 움직일 수 없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치다.
다른 한쪽에서는 자동차와 사무공간, 집의 환경을 서로 연동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비싼 자동차를 이동할 때만 쓰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개발하게 됐다고 담당자는 설명했다. 이 밖에 신체장애가 있는 사람이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손에 낀 장갑만으로 구동할 수 있는 자동차, 보행자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이동을 돕는 보조기구 등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0일 진행한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직접 시연된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이다.
올해로 4회째인 이 행사는 현대차그룹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연구개발본부의 연구원들이 팀을 이뤄 이동수단과 관련한 온갖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하는 자리다. 올해는 '고객의 소망을 들어준다'는 주제 아래 단순히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의미를 넘어 수요자를 겨냥한 연구개발을 실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 공모를 시작해 1차로 선정된 70여개의 아이디어 가운데 심사를 거쳐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인 10개 팀을 선정해 5개월간 제작비, 작품제작공간 등을 지원했다"며 "본선진출 팀은 실제 고객 인터뷰와 워크숍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작품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날 연구원들과 심사위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리얼 레이싱 인 현대'팀이 발표한 시뮬레이션 게임 시스템. 실제 차량 앞쪽 유리에 덮개를 씌우면 운전석에 앉아 운전게임을 즐기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소프트웨어와 연동해 구현하는 이 장치는 제작비용이 낮아 당장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이날 대상을 받았다.
기존 자전거나 유모차, 카트와 같은 제품에 쉽게 탈부착할 수 있도록 바퀴에 모터를 단 '이음'팀의 다용도 바퀴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행사를 참관한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연구소 직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면서 해가 갈수록 실용성이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각종 IT 기술이 접목되는 등 자동차의 스마트화가 속도를 내는 만큼 다방면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 부회장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이 올해 안에 출시될 것"이라며 "연비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고 소개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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