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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매거진] 백두선생의 풍수기행 ② 천하대명당 자미원(紫薇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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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백두선생


바람이 잘 들고 햇볕 잘 드는 곳에서 사는 사람은 건강하다. 반대로 바람이 안 통하고 그늘진 곳에서 사는 사람은 병들기 쉽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아는 사실이고 풍수지리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 곳은 집이 위치한 터가 좋아 사는 사람들이 부자가 될 것이고, 저 곳은 흉한 터라 자손들이 어렵게 살 것이오”라고 말하면 대개는 근거 없는 미신이라 치부해버린다. 분명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 내려온 사상이고,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나라의 터를 잡는데 쓰였던 이론인데, 작금에 와서는 서양철학에 치여 한 물 간 미신 정도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풍수지리(風水地理)는 바람, 물, 땅, 즉,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여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론이다. 앞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보통 사람들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지경까지 넘나들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쉽게 풀 어 이야기하고자 하니 그저 마음을 열고 들어주기 바란다. 믿고 안 믿고는 독자의 자유다.


[스투매거진] 백두선생의 풍수기행 ② 천하대명당 자미원(紫薇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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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매거진] 백두선생의 풍수기행 ② 천하대명당 자미원(紫薇垣)

그림上 자미원 천문도, 下 만원권 지폐의 천문도

올해 초 종영된 지성, 지진희 주연의 TV 드라마 ‘대풍수’에 등장한 ‘자미원’에 관해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보면, 자미원은 고려 말 권력층간의 피 튀기는 싸움의 원인이자 조선 건국의 실마리가 된다. 누구든 왕이 되고자 하는 자는 어떻게든 천하의 명당 자미원을 찾아 자신의 것으로 삼아야 했다. 자미원은 하늘에 있는 별자리 중 제왕이 거처하는 자리로 그 별자리가 땅에서도 똑 같이 드리워진 곳을 말한다.


이 천하대명당에 대해 과거 당나라 도사 양태진은 본국으로 돌아가며 중국에는 양택(陽宅) 자미원이 있고, 동방의 백제 땅에는 음택(陰宅) 자미원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신라 원효대사는 ‘원효결서’에 오성지간(烏聖之間), 즉 오서산과 성주산 사이의 산 모습과 물 기운이 가장 뛰어나 우리나라 땅의 내장부와 같다며 이를 내포지구라 칭했고, 그곳에 자미원이 있다 했다.


과거 중국과 한국에서는 새로운 나라가 생겨 그 나라의 수도를 정할 때 하늘의 기운을 받아 천자(天子)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늘의 별자리 중 천자가 거처하는 자리를 지상에 배치했다. 이를 제도원국(帝都垣局)이라 하였고, 하늘의 별자리 구역 및 시기에 따라 상원은 태미원(太微垣), 중원은 자미원, 하원은 천시원(天市垣)으로 구분했다. 여기에 맞게 수도를 정했는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인 경복궁과 종묘도 이 자미원의 배치에 따라 정해진 것이다.


[스투매거진] 백두선생의 풍수기행 ② 천하대명당 자미원(紫薇垣)

[스투매거진] 백두선생의 풍수기행 ② 천하대명당 자미원(紫薇垣)

그림上 자미원 지형도, 下 경복궁 전경(출처:문화재청 경복궁 홈페이지)


국도(國都) 의미의 제도원국으로 자미원과 태미원, 천시원을 언급했다면, 이제는 음택(陰宅)의 삼원(三垣)인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을 언급할 순서다. 한반도에는 자미원과 태미원, 천시원에 해당하는 곳이 모두 여덟 군데에 있다. 그 중 북한에 세 곳이 존재하며, 다섯 곳은 남한에 있다. 또한 이들에 버금가는 다른 자리도 존재하는데 각각 발복의 시기와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천하의 대혈(大穴)자리는 인연법에 맞아야 한다. 만일 욕심을 부린다면 이곳을지키는 산신으로부터 엄청난 화를 당할 수 있다.


‘터: 육관도사의 풍수명당 이야기’의 저자로 유명한 손석우가 자미원을 언급하기 이전부터 많은 이들이 이 내포지역에 조상님을 모셨다. 흔히 2대 천자지지(天子之地)라고 하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 남연군 묘역도 가야산 자락인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 있다. 흥선대원군은 경기도 연천에 있던 남연군묘를 지관 정만인으로 하여금 가야사 터 불탑이 있던 자리로 이장했다. 이로부터 7년 만에 훗날 고종이 되는 이명복이 태어났고 18년 만에 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1868년 옵페르트의 남연군묘 도굴사건으로 인하여 묘역의 생기가 소진됐고, 조선 왕조는 외세의 침탈 속에 급격히 쇠락했다. 애석하게도 고종과 순종 황제를 끝으로 조선의 역사는 막을 내린다.


자미원을 수없이 언급했던 손석우는 1998년 심장마비로 급사 후 남연군 묘역 위쪽에 묻혔다. 근처 내포지구에 터를 정한 기업인으로서는 ‘세상에는 거저와 비밀이 없다’라는 정직과 성실의 신조로 세인의 존경을 받았던 교보생명의 창업주 신용호 회장이 있다. 신회장의 묘역은 충청북도 예산군 덕산면 대치리에 있다. 또, 자서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로 한 때 세계경영을 꿈꾸었던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선영도 이곳에 있다. 그는 1981년 80세로 타계한 어머니 전인항 씨의 묘역을 백화산 자락의 태안읍 인평리로 정했다.


내포지구에 자미원이 있다고 해서 내포지구 전체가 명당은 아니며, 자미원을 찾았다 해도 인연이 되지 않는 사람은 주인이 될 수 없으니, 부디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인생을 충실하게 살 것을 권한다.




최준용 기자 c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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