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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주군의 태양', '특별한 신데렐라'에 휘둘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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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주군의 태양', '특별한 신데렐라'에 휘둘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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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은 조금은 다른 신데렐라 스토리였다. 외모도 가진 돈도 지극히 평균치인 여주인공도 있고 재벌남도 등장해 모든 조건을 다 갖췄지만, 스토리 전개 상 남자 주인공의 재력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 이유는 극중 태공실(공효진 분)이 주중원(소지섭 분)에게 반한 이유가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신데렐라 스토리의 여주인공들이 그 말을 들으면 "나도 사람이 괜찮아서 좋아했다"며 반발할 것이다. 하지만 '주군의 태양'은 일말의 의심도 남기지 않을 설정으로 미리 반론을 차단했다. '홍자매'는 태공실에겐 귀신을 보는 능력을, 주중원에겐 귀신을 안 보이게 하는 힘을 부여했다.


그 설정은 극중 태공실과 주중원으로 하여금 서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당위성을 확보하게 만들었다.

주중원은 재벌 사장이다. 그는 본인 입으로 말한 것처럼 한 번도 여자에게 거절당해본 적이 없다. 어마어마한 재력과 출중한 외모가 증거다. 그런 그가 평범한 여자에게 마음을 뺏겼다. 태공실이 겉으로 보이는 외모나 돈이 아니라, 곁에 있으면 귀신을 안 보이게 해주는 주중원의 존재 자체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공실은 주중원 곁을 떠날 수도 있다. 그는 돈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미국행을 결정했다.


3일 방송은 그렇게 떠난 태공실이 다시 돌아와 주중원과 사랑의 결실을 맺는 장면을 담았다. 태공실은 평범한 사람이 된 척 했지만 그를 속일 수 없었다. 두 남녀는 운명이란 게 정해진 듯 서로를 받아들였다.


공효진의 역할은 그 모든 드라마 내적인 과정에서 가장 돋보였다. 공효진은 '그가 선택한 작품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사방팔방 활약하며 극의 흐름을 이끄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공효진은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로 정평이 났다. 그는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오는 음침한 여인 태공실부터 주군의 곁에서 환하게 빛나는 태양 태공실까지, 어떤 망가짐도 우아한 몸짓도 거리낌 없이 소화해내 주중원의 연인 자체가 됐다. 오죽하면 그가 다른 매체에서 인터뷰를 할 때, 배우 공효진이 아닌 태공실로 보였을까.


매력적인 캐릭터 태공실은 그런 공효진의 노력과 '홍자매'의 특별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만나 완성됐다. 태공실은 처음엔 주중원에게 빈대처럼 달라붙었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무기로 관계의 주도권을 뺏는데 성공했다. 재력과 외모를 해체당한 '인간' 주중원은 태공실의 포로가 됐다.


그리고 그 관계는 비단 두 남녀사이의 것이 아니라, 태공실과 시청자 사이에 놓인 '무언가'이기도 했다. 시청자들도 두 달, 17회 동안 드라마와 현실을 오가면서 만족스러운 휘둘림을 즐겼을 것이다.




이금준 기자 mus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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