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스마트폰족(族)이 급증하면서 안구 건조증, 근시 등 안구 질환을 겪는 사람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눈을 제대로 관리하는 이들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눈에 불편함을 느낄 경우 약국에서 산 안약을 넣고 말거나 근거가 불분명한 민간요법을 따라하다 자칫 증상을 악화시키곤 한다. 올바른 눈 관리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과 함께 잘못된 눈 관리 속설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눈 관리 팁을 살펴본다.
◆건조하고 충혈되는 눈…안약을 자주 넣으면 좋을까=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현대인들에게 안구건조증이나 충혈은 흔한 안구질환 증상 중 하나다. 안구의 모세혈관이 확장되면 눈이 심하게 건조하거나 빨갛게 되는데, 눈병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닐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이 때 무턱대고 안약을 넣어선 안 된다. 안약을 넣으면 일시적으로 모세혈관이 축소돼 눈이 맑아진 것처럼 느껴지나,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는 안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습관적으로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단순포진성 각막염 등 심각한 안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만성결막염 등이 있는 환자가 스테로이드제 안약을 수개월 이상 사용하면 녹내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약물 남용에 의한 녹내장은 통증이나 다른 자각증상이 없어 시야결손이 나타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김진국 대표 원장은 "안약을 넣자마자 눈을 깜박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안약이 눈 밖으로 흘러나와 안약의 효과가 떨어진다"며 "안약이 필요한 경우 전문의 처방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눈을 감은 채 안약이 흡수될 때까지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조기에 안경을 쓰면 오히려 시력이 떨어질까= 간혹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는 이유로 안경 쓰기를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눈 상태에 맞는 정확한 도수의 안경을 끼면 시력이 나빠지지 않는다. 어릴 때 근시나 난시가 생긴 경우 커가면서 안경 도수가 증가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안구의 크기가 커져 빛이 망막의 더 앞쪽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 성장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 안경 탓에 시력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단 과교정된 안경을 장기간 끼면 근시가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아이가 근거리 작업을 하면 가성근시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때 시력 검사를 정확히 하지 않고 과교정된 안경을 끼면 근거리 작업시 수정체 조절 자극이 커져 시력이 안 좋아질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는 6개월~1년 단위로 시력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책·TV·모니터를 오래 보면 시력이 나빠질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속설 중 하나는 책이나 TV, 모니터를 오래 볼 경우 시력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습관은 눈에 피로감을 주나 시력 저하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눈의 피로가 지속되면 피로가 누적되면서 시력이 약해지는 것은 맞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조명과 자세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좋지 않은 자세로 책이나 TV, 모니터를 보면 시력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책을 볼 때는 주 조명 외에 보조 조명을 이용해 빛 밝기 차이를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책이나 모니터 등과 30㎝ 이상 적정 거리를 유지한다. 눈이 편안함을 느끼는 빛의 밝기는 간접 조명의 조도는 100~200룩스(lux), 직접조명의 조도는 400~700룩스가 적당하다. 김 대표 원장은 "최근에는 마치 영화관처럼 보는 느낌을 내기 위해 집에서도 불을 끄고 TV를 보거나 잠들기 바로 직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는데, 이런 습관은 어둠 속에서 너무 강한 빛이 눈에 직접적으로 닿아 눈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과 전문의가 조언하는 눈 건강을 지키는 팁이다.
▲학업 또는 업무시간에 책, 모니터와의 거리는 30㎝ 이상을 유지한다.
▲공부방, 사무실의 조명은 기본 조명(전등)과 보조조명(스탠드)을 함께 사용해 그늘진 곳이 없게 한다.
▲1시간 가량 집중 작업·학습을 한 후에는 먼 곳을 보며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장시간 공부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 안구 건조를 예방한다.
▲눈에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면 콘택트렌즈보다는 시력에 맞는 안경을 착용한다.
▲'루테인'과 비타민A가 많이 들어있는 녹황색 채소를 자주 섭취한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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