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자동차 업계는 요즘 넘쳐나는 수요에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인력을 대폭 감축한 상황에서 유례없는 수준으로 수요가 폭발하자 연장 근무, 복수모델 생산 등을 통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자동차 메이커들은 요즘 갑자기 폭증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들 3사 자동차 수요는 2009년에 비하면 거의 80%이상 증가했으며 일부 인기 모델은 전년 동기대비 60% 이상 수요가 늘어났다. 수요증가는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자동차 업체들이 제품라인업을 대폭 개선한 데 따른 것이다.
빅3의 트럭을 제외한 경차량 판매 대수는 GM 190만대,포드 170만대,피아트크라이슬러 120만대 등으로 도요타(150만대),혼다(110만대) 등을 앞선다.
문제는 빅3가 경기침체기에 살아남기 위해 공장폐쇄와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심하게 해 생산능력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GM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조립공장 6곳을 폐쇄했다.
부품업체들도 완성차업계의 구조조정에 맞춰 몸집을 가볍게 한 만큼 갑작스런 수요증가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GM의 경우 디트로이트 햄트랙 공장은 전기차 ‘쉐보레 볼트’와 콤팩트차량 ‘말리부’, 중형 ‘임팔라’ 등의 복수 모델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또 크라이슬러의 제퍼슨 북부 조립공장은 올해 1100명의 인력을 채용해 총인력을 4500명을 늘려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도 2009년 6만대를 생산하던 공장이 그랜드 체로키 지프와 다지 두란고 SUV를 34만2000대 생산하는 것은 무리다. 이 공장은 5개의 새 모델도 생산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또 완성차 생산을 지연시키는 부품 품질 문제가 생기면 직접 엔지니어를 보내 해결하고 있는 등 과거와는 전혀 딴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럴드 존슨 GM 북미담당 부사장은 “적은 시설과 인력으로 유연성을 발휘해야만 한다”면서 “밸류 체인 전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FT 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이 같은 현실을 ‘성장통’으로 평가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런 ‘성장 문제’가 과거 감산과 파산보다는 더 만족스러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