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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치 막장드라마, 경제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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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탈리아의 막장 정치드라마가 또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탈세·횡령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의원직 박탈 위기에 놓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N머니는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증시가 연립정부의 붕괴 우려로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베를루스코니는 엔리코 엔타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상원에서 자신에 대한 면직 투표가 이뤄지지 전에 자유국민당(PDL) 소속 장관 5명을 사퇴시키며 연정 붕괴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이날 1.8% 하락했고,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10bp 오른 4.6%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재정위기가 최고조이던 지난 2011년 7%를 웃돌다 레타 연립정부가 출범한 지난 4월에는 3.9%로 안정된 바 있다.


다른 유럽 시장도 마찬가지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 실패에 따른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 우려가 맞물리면서 주요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정부 집권기간이 평균 1년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이같은 연정붕괴는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 7월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연정붕괴시 추가 강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BBB(Baa2) 등급에서 두 단계 더 내려가면 투지등급이다.


레타 총리는 정국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는 오는 2일 내각 신임투표에서 재신임을 받다는 예정이다. 총리직을 걸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이탈리아 정국은 조기총선 때까지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존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노무라의 실비오 페루소 이코노미스트는 “조기총선이 재신임 투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경제는 지난 2년간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였다. 긴축수단이 재정흑자를 달성하도록 했고, 광범위한 구조개혁 프로그램이 이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년 경제는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고,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130%에 육박하는 국가부채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다봤다. 이탈리아에서 추가 구조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저성장이 계속돼 12%에 달하는 실업율을 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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