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지난달 23일 이후 연속 순매수 기록
1999년 거래소 전산화 이후 최초
순매수 누적액 8.9조원…7월서부터는 10조원 넘어
지수 상승 견인…단기 하락세 전환 가능성 ↓
저항대 차익실현 매물 부담감 등 변수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외국인들이 지난 1999년 거래소가 전산화된 이후 처음으로 2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록적인 순매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매수우위 장기화 속 지수의 하락 전환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한국 주식시장이 타 국가들과 비교해 저평가돼 있고, 이에 따른 주변국에서의 자금유입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23일 이후 23거래일 동안 약 8조9000억원을 사들였다. 하반기 이후부터 집계하면 순매수액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선다. 최근 지수가 꾸준히 2000선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달 23일 지수가 1870선에 그쳤다는 점일 감안하면 23거래일 새 8~9% 정도의 상승을 이룬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지난날부터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우려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12일부터 닷새 동안 신흥국 아시아 펀드군 내에서 한국 펀드로 6억2000만달러(약 7000억원)가 순유입됐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 지속이 지수상승을 견인하고, 하루 평균 1000억원을 상회하는 매수액 기록 시 코스피도 강하게 상승해온 만큼 향후 지수의 하락세 전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가 있다면 지수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차익실현에 따른 매물 부담감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일 외국인들이 장 막판에 800억원 이상을 일시에 매수한 걸 보면 향후 지속적인 매수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매수세는 이어나가겠지만 2013~2057선 박스권 상단선에서 저항에 부딪칠 수 있어 단기적으로 다소 불규칙한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로 외국인들의 한국시장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 연준의 10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독일의 연립정부 구성 여부 등 글로벌 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7년 이후 코스피지수대별 주식형 펀드 자금유출입 동향을 보면 2000~2500선 구간일 때 더 활발한 자금유출이 발생했다"며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부채한도 협상 등 불안요소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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