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까지 2.2조~2.6조 대기..외국인 '사자' 주춤한 틈타 지수 하락압력↑"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추석 연휴 이후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 강도가 둔화되면서 기관의 환매 압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2050선에 도달할 때까지 투신권의 펀드환매 대기물량이 2조2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 가량 쌓여 있다고 보고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된 틈을 타 지수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5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총 3조405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가운데 투신의 매도 물량이 2조427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기간 투신은 삼성전자(-5792억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전기전자·자동차 업종 중심의 '팔자'세를 보였다.
전날까지 20거래일째 이어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총 매수 강도 약화 및 업종·종목별 차별화된 접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관의 차익실현성 펀드환매 물량은 종전보다 더욱 센 강도로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1900선 이하에서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주식형 펀드로 약 3조8000억원이 유입됐다"며 "경험적으로 펀드의 차익실현이 약 10~15% 수익을 기준으로 이뤄진다는 점과 분할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약 2조2000억원이 남는다"고 짚었다.
투신의 환매 대기물량은 코스피 2050까지는 2조2000억~2조6000억원, 2050~2100까지는 6조3000억원, 2100 이상에서 3조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출회되는 투신의 환매물량은 2050 이하 추정 매물인 차익실현성 환매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 달 초까지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이연으로 시장은 언제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지를 판단하기 위해 경제지표에 집중할 것이고, 이는 재차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연준의 신임의장 지명, 미국 부채한도 협상, 유로존 통화정책 이슈 등도 줄지어 대기 중이다.
다만 과거 국내증시가 어느 정도 상승한 이후에는 차익실현 욕구보다 추가 상승 기대로 환매가 연기된 사례가 빈번했다는 점은 기대요인으로 꼽혔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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