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브라질 경제가 정부의 인프라 투자 실패로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지난주 두 건의 고속도로 입찰이 민간입찰에 넘어간 것은 브라질 정부의 인프라 투자 집행능력 부족을 방증한다고 소개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주 서부지역 마토 그라소 고원 일대를 열결하는 철도 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면서 “철도 네트워크가 완성될 때까지 브라질은 20년이나 뒤져있었다”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브라질의 수송과 물류 네트워크가 완성되더라도 고속도로 시스템은 50~60년이나 뒤지고, 항만과 교외교통과 공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도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려왔다. 10조헤알(2800억파운드 상당) 규모의 성장 가속화 프로그램(PAC)을 추진 중이다. PAC의 최대 대출기관인 브라질개발은행은 2004년 400억헤알에 불과하던 투자규모를 올해 6개월간 883억헤알로 늘렸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의 인프라 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8.6%에 불과하다. 경제전문가들이 주장한 최소 투자 규모인 GDP의 22%에 못 미치는 규모다.
인프라 투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브라질 정부의 집행능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지난주 고속도로 건설 입찰에서 입찰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은 점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연방 고속도로부가 이번 입찰을 주도하면서 민간업체들이 입찰을 꺼린 탓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부서가 그동안 작업량을 늘리거나 벌금을 매기면서 민간업체들이 정부를 불신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석유 탐사 입찰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발굴 수수료를 징수하면서 브라질 역사상 가장 주목을 받았던 리브라 원전 입찰도 ‘까다롭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다. 엑손이나 BP, BG 등 세계 유명 석유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실망스런 입찰 결과를 초래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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