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지만 이로 인해 돈방석에 올라앉은 사람들도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리먼브러더스 파산처리를 위해 변호사와 회계사들에게 지급된 비용이 도합 30억달러(3조2535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뉴욕 본사의 파산 처리를 위해 지불된 법률 및 기타 회계관련 비용만 20억달러가 넘었다. 이에는 대형 로펌인 웨일 갓셜 앤드 메인지스나 구조조정 전문업체 알바레즈 앤드 마셜의 고액 자문료 등도 포함돼있다.
유럽 지역 본부가 있었던 런던 지사의 경우에도 지난 3월 중순까지 법률 및 파산 회계 처리 비용 등으로 10억달러 상당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모는 채권자들에게 돌려줄 반환금 총액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FT는 파산 관련 전문가들의 입장에선 이정도 비율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
은 아니지만, 투자은행 업계 세계 4위였던 리먼브러더스의 덩치가 너무 크다 보니 비용 총액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자문해온 하베이 밀러 변호사는 "리먼은 전 세계에서 영업을 했고, 규모도 너무 컸다"면서 "수일 내에 80건의 해외 법정관리와 파산 소송이 리먼브러더스를 대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도처에서 리먼브러더스 파산 관련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리먼브러더스가 호황을 누리던 2005년도의 영업 순익은 23억6000만달러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파산 처리 비용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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