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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나온 이 남자, 말이 무슨 필요있나!...아르헨티나 넌버벌쇼 '푸에르자 부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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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공연서 미리 만나다

튀어나온 이 남자, 말이 무슨 필요있나!...아르헨티나 넌버벌쇼 '푸에르자 부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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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나온 이 남자, 말이 무슨 필요있나!...아르헨티나 넌버벌쇼 '푸에르자 부르타'

[베이징(중국)=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5일 저녁 중국 베이징 궁런(工人) 체육관 앞으로 삼삼오오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한껏 멋을 부린 남녀 무리들은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친구들과 기념 셀카를 찍거나, 바깥 부스에 마련된 맥주를 마신다. 공연을 앞두고 한껏 달뜬 분위기 속에 종종 50~60대 중장년층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스탠딩 공연이니만큼 다들 옷차림이 가볍다.


600여명의 관객들을 맞은 건 깜깜한 어둠이다. 사각의 체육관은 어디가 무대인지도 알 수 없다. DJ가 틀어놓은 강렬한 비트의 음악만이 체육관을 쿵쿵 울려댄다. 관객들도 서서히 몸을 풀 준비를 한다. 성질 급한 이들은 벌써부터 클럽에 온 냥 춤을 춘다. 들썩들썩, 분위기는 이내 달아오른다.

이윽고 아르헨티나에서 온 넌버벌 쇼 '푸에르자 부르타(Fuerza Bruta·잔혹한 힘)' 공연이 시작됐다. 조명이 켜지고, 흰색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등장한다. 와이어에 매달린 채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선 그는 무작정 달린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듯, 혹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듯. 총에 맞아 피범벅이 된 와이셔츠를 벗어던지면서도, 마주 오던 사람들과 부딪히면서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남자가 정면으로 다가오는 장애물 벽을 온몸으로 뚫고 달리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환호를 보낸다.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튀어나온 이 남자, 말이 무슨 필요있나!...아르헨티나 넌버벌쇼 '푸에르자 부르타'


'달리는 남자'에 대한 애처로움도 잠시, 이내 허물어져가는 구조물 속에서 배우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아프리카의 독특한 리듬댄스를 변주한 이들의 춤은 원시적인 생명력과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구조물에서 뛰어내린 배우들은 공연장을 헤집고 다니면서 스티로폼으로 관객들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하얀 부스러기가 깃털처럼 흩날리고, 관객들은 열광의 도가니가 된다. 배우와 관객,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푸에르자 부르타'는 딱히 이렇다 할 이야기 구조가 있는 공연이 아니다. 작품이 전달하는 거창한 메시지도 없다. 다만 관객들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채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을 추구할 뿐이다. 때문에 어떤 관객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공연 분위기도 즉흥적으로 달라진다. 제작자 디키 제임스는 "이 쇼는 머리를 쓰게 만들지 않는다. 70분간 우리는 당신의 몸, 당신의 느낌과 이야기를 하고, 그럼으로써 당신은 감정의 여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관객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물수조가 등장하면서부터다. 투명한 막을 사이에 두고 배우들은 힘껏 몸을 날려 관객들을 향해 얼굴을 맞대고, 관객들은 두 손을 위로 올리면서 배우들을 향해 손짓한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 다나 헤이버는 "수조 신에서는 관객들의 눈을 하나하나 모두 보면서 교감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튀어나온 이 남자, 말이 무슨 필요있나!...아르헨티나 넌버벌쇼 '푸에르자 부르타'


또 다른 배우 카밀라 타란토는 "뭔가를 깨뜨리고, 터뜨리는 모든 장면에서 에너지가 분출된다. 자유를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데, 이 공연은 최근에 당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혹은 당신이 어떤 세계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푸에르자 부르타'는 2005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이듬해에는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에까지 진출했다. 2007년부터는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2009년 대만, 2012년 싱가포르에 이어 올해 중국과 한국에서도 선보인다. 일단 한국보다 한 달 앞서 공연을 시작한 중국의 현지 반응은 뜨겁다. 관객 수는 한 회당 600~1000명으로, 표가 매진되는 사례도 있다.


이 공연의 월드투어 매니저 엔리케 몰리나 레나는 "아시아 시장은 계속 성장해나가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한다. 베이징 공연이 입소문이 나자 중국 전역으로 공연을 확대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중국과 한국 공연은 새로운 시장으로 가는 관문으로, 더욱 '푸에르자 부르타'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10월11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FB빅탑시어터에서 진행된다.




베이징(중국)=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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