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주식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유럽 지역이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되찾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면서다.
8일(현지시간) 영국의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유럽 분석팀이 미국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연금기금을 비롯한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유럽 주식에 650억달러(약 71조원)를 투자했다. 1977년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유럽 경제의 회복 신호와 기업들의 자신감 상승으로 하반기 유럽 주식시장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커졌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에디 퍼킨스 국제주식 최고투자책임자(CFO)는 "경제의 역사가 유럽을 좋은 투자처로 만들었다"면서 "유럽 대륙의 회복세에 힘입어 유럽 주식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에 따르면 유럽의 주식은 지난 1년간 상승세에도 여전히 장기평균보다 15%가량 저평가됐다. 지난해 7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구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말한 이후 유럽의 주식시장은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6월4월 이후 27%나 상승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리스크도 상당하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과 신흥국 시장의 외환 위기, 유로존 위기의 재발 가능성이 주가 오름세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 기업들의 신흥시장 매출이 3분의 1에 달하는 만큼 신흥국의 위기는 유럽 주식시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다만 유럽 주식가격이 여전히 저렴한 만큼 향후 미국 투자가 더욱 늘 수 있다는 전망이다. HSBC가 정기 조정한 유럽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4배로 역사적인 평균 PER 14.8배보다 낮다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수년간 유럽 재정위기로 저평가된 통신주와 공공주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간함 은행주와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지고 있는 통신분야가 유망주라고 전문가들은 꼽았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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