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하고 싶은 일에 과감히 도전하면 길이 보인다"
이탈리아 패션 명품 브랜드 '구찌(Gucci)' 밀라노 본사의 유일한 한국인 정직원이자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인 '나경윤(33)'씨. 울산대학교 출신인 그녀가 지난 8월 모교를 찾았다.
나 씨는 2003년 울산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의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다 2005년 이탈리아 디자인 전문학교인 폴리테크니카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친 뒤 이탈리아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 10곳에 맞춤 포트폴리오를 보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졸업 후 한 달 안에 취업이 되지 않으면 귀국해야 할 처지였기에 누구보다 절실했던 그녀는 다행히 2006년 8월, 출국 3일 전에 밀라노 최대 백화점인 라 리나셴테(La Rinascente)에서 연락을 받고 극적으로 채용이 됐다.
그 후 나 씨는 승승장구했다. 2011년 1월에 함께 일하던 프라다 출신 상사와 함께 구찌로부터 스카우트되어 한국인으로서 유일한 밀라노 본사 정직원이 됐다. '비주얼 머천다이저'는 효과적인 마케팅을 목적으로 상품을 시각적으로 연출하고 관리하는 일인데, 나 씨는 주로 쇼윈도 디자인과 디스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다.
"구찌에서 제 역할은 출시 제품과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인 쇼윈도를 디자인하는 것인데 저는 동양인이라 여백의 미를 살려 테이블에 넓게 펼칩니다. 쌓아올리는 문화에 익숙한 유럽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디스플레이로 여겨지더군요."
뿐만 아니라 나 씨는 구찌가 전 세계적인 브랜드인 만큼 만국 공통의 언어로 전 세계에서 오픈하는 구찌 매장과 각종 박람회의 쇼윈도를 디자인하고 있다.
지방대학 출신으로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회사에 당당히 입사한 비결을 묻자 그녀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 덕분"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대학시절 컴퓨터보다는 도서관을 더 많이 찾았다고 한다. "디자인 관련 서적은 물론 다방면의 책을 다독했고 공부를 하든, 놀든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해서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에 꿈에 다가설 수 있다"며 하고 싶은 일에 과감히 도전할 것을 청년들에게 조언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