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허위·과장진단서···돈 준 남편도 구속영장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여대생 청부살해’ 사건 주범 윤길자씨(68·여)의 가짜 환자행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주치의와 남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세브란스 병원 박모 교수(54)에 대해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교수는 2007년 6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사실과 다르거나 병세를 부풀린 진단서를 윤씨에게 발급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윤씨의 진료기록, 박 교수와 협진한 의료진 20여명에 대한 소환조사 등을 거쳐 실제 의료진이 내놓았던 소견과 최종 진단서가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박 교수가 윤씨의 남편 류모 영남제분 회장(66)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이 같은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배임수·증재 혐의를 적용 류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람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판사 사위 김모씨와의 불륜을 의심해 김씨와 이종사촌 관계인 여대생 하모(당시 22세)씨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04년 무기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됐다. 이후 유방암,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2007년부터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5차례 연장했다.
하씨 유족들은 윤씨가 수시로 병원 밖을 드나드는 등 수감생활 대신 호화병실 생활을 누리고 있다며 가짜 환자 행세 의혹을 제기했다. 윤씨는 지난 5월 형집행정지가 취소돼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후 이혼한 것으로 알려진 윤씨 부부는 이후로도 경제적 지원 등 왕래를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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