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신흥국, 덮친 시리아…증시 전문가들 긴급진단
"美 공습 단행땐 기간이 관건" 전문가들 시각 엇갈려
"시장 불확실성도 여전…당분간 무리한 투자보다 관망"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구채은 기자]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뉴욕증시가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는 등 글로벌 증시에도 경계경보가 울리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및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는 설상가상일 수밖에 없다.
시리아 사태의 국내 증시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단기에 그칠 수도 있지만 자칫 중동 사태로 번지게 될 경우에는 결코 그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시리아 사태 영향, 기간이 관건= 이번 시리아 사태의 영향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악재가 될 것인지는 발전 추이와 그 기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되면 될수록 증시에는 악영향이 커질 것이란 의견이다.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운용총괄 전무는 “미국은 당초 완만하게 출구전략을 실시해 회복의 틀을 유지하고 중국은 부양책을 유지하는 타협적인 출구에 무게중심을 뒀다”며 “그러나 시리아 군사개입은 미국이 중국 및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게 된 것으로 결국 이 타협적인 흐름의 판이 깨져 버리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시장은 이런 상황에 위험 노출도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이 아시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 사태가 중동 사태로 번지면 한국에 전이되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리아 공습이 단행될 경우 관건은 그 기간”이라며 “단기간에 마무리된다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나 장기화되면 제2의 이라크 전쟁과 같은 중기적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리아뿐만 아니라 아랍권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장기화된다면 주식시장에 의미있는 큰 이슈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다”라며 “단기적으로 유가 흐름과 심리적인 주가 불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분간은 관망해야= 시리아 사태의 추이에 따라 그 영향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지만 당분간은 기대감을 접고 관망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단시간 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통화전략 수정을 비롯해 오는 10~11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바뀌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의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앞으로 2~3개월 정도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태가 진정되면 회복도 빠르게 나타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융시장이 격변기를 겪고 있다는 측면에서 당장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관망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시리아 사태로 인한 영향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회복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리아 사태 영향으로 28일 아시아 주요국의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8.73포인트(0.46%) 내린 1877.11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증시도 약세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대비 278.06포인트(2.05%) 하락한 1만3264.31을 기록 중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
구채은 기자 fakt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