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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유리 물청소 중 추락사고, 업무상 재해 해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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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롯데마트에서 외벽 유리덮개 물청소를 하던 중 추락해 다리 부전마비 등의 부상을 당한 근로자가 모회사 롯데쇼핑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이 그의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단독 임대호 판사는 롯데마트 한 지점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J사의 현장대리인 겸 통합소장인 A씨가 운영사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청소 업무 지시는 양자 간 계약에 의한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행해졌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5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재 롯데마트 월드점과 경비·주차·카트·물류·미화업무에 관해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며칠 뒤 봄맞이 대청소 작업의 일환으로 1층 외벽에 있는 유리덮개 물청소를 하기위해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했다. 그러던 중 사다리를 잡고 있던 A씨의 회사 직원 B씨가 손을 놓은 사이 사다리가 미끄러지면서 약 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이 사고로 양쪽 다리 부전마비 증상을 겪게 됐다.


그러자 A씨는 “롯데마트와 맺은 도급위탁계약서에 따르면 미화업무는 외곽관리 정도의 위험하지 않은 작업으로 한정돼있다. 유리 덮개 청소 같은 위험한 작업을 롯데마트 점장 특별지시에 따라 수행하던 중 사고를 당했으므로 사용자 책임을 묻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A씨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사다리 작업을 지시, 감독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으므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 판사는 “양자 간 도급위탁계약서에 따르면 금속·유리류 세척관리 업무는 J사의 용역업무의 하나로 규정돼있고 롯데쇼핑은 본 계약 이행에 관한 위탁인으로서 J사의 근로자에 대해 직접적인 업무의 지시·지휘·감독 권한을 갖지 않는다”면서 “롯데마트 점장의 지시는 도급인으로서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며 유리덮개 청소를 하라는 정도의 지시만으로 일의 진행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임 판사는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경우에 한해 사업주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작업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지정할 의무가 있으나 롯데쇼핑 측 사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양자 사이 계약서에 따르면 J사가 고용한 인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모든 책임과 의무를 J사가 지도록 돼있다는 게 임 판사의 판단 근거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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