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으로 주가하락한 글로벌 금기업 매물 많고 중국 업체들 자금력 풍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 금생산업체들이 해외 기업과 자산매입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금값 하락으로 금광과 금생산업체의 가치가 크게 하락해 비싼 돈 들이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다. 외국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계속된 상품투자 붐 당시 많은 빚을 진 반면, 중국기업들은 탄탄한 내수에다 충분한 자금력, 낮은 생산비 등 삼요소를 갖추고 헐값에 나온 알짜기업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4위의 금생산업체 산동초금광업(Zhaojin Mining)과 7위 복건자금광업(Zijin Mining Group Co) 등 중국업체들은 금값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매물로 나올 해외 기업 인수와 자산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광업은 지난달 20일 캐나다 금생산업체 배릭골드가 보유한 호주 내 3개 광산 매각 입찰에 응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 회사는 호주 노튼 골드 필즈의 지분을 과반이상 취득했다. 한왕공각유한공사(China Hanking Holdings)는 지난해 세인트 바바라사의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광산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고, 산동골드는 퍼스의 포커스미네럴스의 과반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올들어 8월까지 홍콩을 포함해 범 중국 기업들의 해외 금생산업체 인수는 총 22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 19억6000만 달러를 이미 초과했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자산 인수에 나서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금값이 2011년 최고가에 비해 53% 이상 하락했고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물로 나오는 금생산회사와 금광들이 늘고 있다.
세계 최대 금생산업체인 캐나다 배릭골드는 자산매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배릭골드는 온스당 1000달러를 넘는 27개 광산중 12개를 매각하거나 폐쇄 혹은 생산을 줄일 계획이다. 중국 기업들이 매수대상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호주 퍼스의 페르세우스마이닝은 올해 주가가 62%나 하락했다.
세계 3위의 금생산업체인 미국의 뉴몬트마이닝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호프베이 프로젝트를 팔겠다고 발표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골드필즈는 남아공내 자산을 전부 분사시켰다.
둘째 중국내 수요가 높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내 금수요는 하루 4t으로 증가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 1위 금소비국 인도를 제쳤다. 인도는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금수입관세를 인상하는 등 금소비를 억제하고 있다.
반면, 지난 4월 금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이후 중국의 쇼핑몰과 금가게에서 사재기 붐이 생겼다. 출생과 결혼 예물로 금을 선물하는 중국 문화 덕분이다. 올해 약 660만쌍이 결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금소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도 외환보유고 다각화차원에서 저가에 금을 대량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6월 말 현재 3조497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데 금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상반기중 중국의 금 수입은 493t으로 전년 동기 239t의 약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금협회는 상반기중 중국내 금 소비는 706.36 t 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금협회는 보도자료에서 “그렇지만 중국인 1인당 금 보유량은 5그램 미만으로 선진국의 평균 20그램에 비해 매우 적다”면서 “이는 경제가 성장할 경우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셋째 중국 기업들은 현금흐름이 풍부하고 생산단가가 매우 낮다. 자금광업의 경우 지난해 11월 해외인수 자금용으로 중국 국책은행인 중국개발은행 홍콩과 후젠성 지점에서 300억 위안(미화 49억 달러)의 대출을 받아 ‘실탄’을 충분하게 확보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국내 금생산업체들에게 2015년에 종료되는 제 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 기간 중 주변국과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에서 자산개발을 늘릴 것을 촉구해왔다.
관리비와 설비투자, 탐사비 등을 모두 합친 생산비용이 온스당 658달러(초동산금)~549달러(자금광업)로 세계 평균 831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피닉스 골드의 존 프라이스 전무이사는 “중국의 금 수요는 충족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반면, 실물자산에 투입할 달러를 다량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배적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이 하락하고 매물이 나오더라도 중국 업체들은 덥썩 물지 않고 신중하게 매물을 고를 것이라는 게 중국이나 해외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인수합병 규모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해외 기업 인수시 예상되는 문화격차,환경장벽 등으로 과거처럼 인수합병에 달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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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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