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유재학 감독님께서 내게 하신 조언을 들었다. 모두 맞는 말씀이다. 꾸준히 갈고 닦아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
'차세대 괴물 센터'다운 믿음직스러운 포부였다.
고려대가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전에서 상무를 75-67로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돋보인 활약을 펼친 이는 다름 아닌 이종현. 21점 12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75표 가운데 74표를 받는 압도적 지지 속에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얻었다.
이종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제 울산 모비스와 준결승도 접전 끝에 이겼는데, 이번에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라며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쳐 열심히 해 우승이란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라고 웃어보였다.
MVP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는 "내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팀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받은 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부족한 점, 익혀야 할 것들을 알았다"라며 "더욱 노력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전날 준결승 직후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이종현과 김종규(경희대) 등은 프로에서 외국인 선수와 겨뤄봐야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종현에 대해선 "포스트업으로 성공시킨 슛도, 점퍼로 성공시킨 것도 없다"라며 "이 때문에 센터도 드리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종현은 "유재학 감독님 인터뷰 기사를 봤다"라며 "모두 맞는 말씀"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 아침에 될 건 아니지만 꾸준히 갈고 닦아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종현은 최근 아시아농구선수권과 이번 대회를 거치며 일약 가장 주목받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갑작스레 집중된 스포트라이트에 그는 "기대도 많이 해주시고, 그만큼 조금이라도 실망스러우면 비난을 받을 테니 항상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회기간 가장 까다로웠던 상대로는 주저 없이 함지훈(모비스)을 꼽았다. 그는 "지훈이형과 붙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라며 "어느 정도 버틸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다음 목표는 대학 무대 정상이다. 그는 "최강전은 끝났지만 이제 대학 올스타전과 플레이오프도 남아있다"라며 "우리 팀의 다른 목표가 대학 정상이기에, 플레이오프도 잘 치러 꼭 우승하고 싶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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