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우 기자] 우리나라 직장인은 삶의 잣대를 경제적 지표뿐만이 아닌 자신의 만족감이나 즐거움 같은 주관적인 지표까지 체크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하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의 경우 여전히 바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중요성을 잊게 되는 일이 많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행복도는 55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직장인 가운데 20대가 `직장 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고, 30대,40대는 `만족스럽다`, 50대 이상은 `가치 있다`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에 거주하는 직장인 84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행복도`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은 바뀔 수 없는 것일까. 상섬경제연구소는 `대한민국 직장인의 행복을 말하다`란 보고서를 통해 직장인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6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로 사내동호회 활동을 꼽았다.
이는 사내동호회 활동을 통해 직장 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즐거움을 느끼면 행복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조사에 따르면 행복한 직장인의 동호회 가입률은 68%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직장인보다 약 2배가량 높은 수치다.
개발자 등 전문인력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게임업계에서는 다양한 사내동호회를 운영하면서 직원이 보다 즐겁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게임 개발자의 경우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사내에서 업무와 여가활동, 자기계발 등을 병행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삶까지 배려해 업무 만족도와 회사에 대한 충성도까지 높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수영장, 암벽등반장 등 사내시설을 활용한 사내동호회부터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예술 관련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기도 하고,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공유하여 자기계발을 돕는 등 직장 행복도를 높이는 이색 사내동호회 활동들이 게임업계의 행복 지수를 높이고 있다.
▲ 아이덴티티게임즈, `최고급 사내시설로 회사에서도 동호회 활동 즐긴다`
상반기 가장 주목 받은 온라인 게임 `던전스트라이커`를 개발한 아이덴티티게임즈는 게임뿐 아니라 실내수영장, 암벽등반장 등 최고급 사내시설로 유명하다. 삼성동에 위치한 사옥 내에 25m, 4개 레인 규모의 실내수영장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정해진 시간에 수영을 즐길 수 있고, 전문 강사가 상주하여 강습도 받을 수 있다. 락커룸과 샤워실은 물론 24시간 이용 가능한 헬스장과 실내암벽등반장도 운영하고 있다.
실제 아이덴티티게임즈 직원은 수영장과 암벽등반장 등 사내시설을 활용하면서 수영 동호회와 스포츠 클라이밍 동호회 등 다양한 사내동호회 활동을 통해 건강도 지키고 친목도 도모하고 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사원들은이 점심시간은 물론 퇴근 후 또는 주말을 이용해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사내 수영동호회는 지난 6월 제 3회 랠리배 전국 장거리수영대회에 참가하여 회원 현동민씨가 비경쟁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단순한 취미활동을 너머 개인적인 성취감 고취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이덴티티게임즈는 농구와 프라모델, 풋살, 다트 등 다양한 사내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다. 매년 초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직원들이 8인이상 모여 동호회 신청 후 내부 절차를 거쳐 동호회로 승인되면 매월 지원금이 지급된다. 아이덴티티게임즈 관계자는 “사내 동호회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고 개발자들간 친목도 도모할 수 있어 회사차원에서 동호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넥슨, `예술·문화 동호회로 직원들의 감성을 키우자`
넥슨은 2012년 7월부터 직원의 감성과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동호회 성격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인 `넥슨 포럼`을 실천중이다. 작년엔 재즈 연주와 디제잉, 회화, 사진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프로그램에 넥슨 직원 약 200여명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재즈 연주 프로그램에 참여한 넥슨 포럼의 `더놀자 밴드`는 꾸준한 활동으로 실력을 쌓아 2012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2013 토요문화한마당 스프링 재즈 콘서트 등 큰 무대에서 공연을 한 바 있다.
올해엔 직원의 의견을 수용해 전문가와 함께 서울 시내 유명 미술관을 관람하는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과 자녀에게 직접 동화책을 만들어주는 `메이킹 토들북(toddle book)`과정을 신설했다. 넥슨은 넥슨 포럼을 통한 다양한 문화 예술 동호회 활동으로 직원들의 감수성 배양을 통한 재충전을 돕고 조직 전체에도 창의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 게임하이, `사내스터디로 회사에서 공부까지 해결하자`
취미나 여가 위주의 동호회와 달리 게임하이는 사내에 9개의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게임하이 직원은 본인이 원하는 스터디를 선택하여 함께 모여 공부하고 정보를 교류한다. 게임기획과 디자인 등 대부분 자신의 직군과 연관된 스터디를 선택해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등 자기 계발에 노력하고 있다.
또 사내 스터디를 활성화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는 스터디별로 지원금을 지급하여 스터디 운영에 필요한 물품이나 교재 구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엔트리브소프트, `봉사활동으로 인생 행복도를 높이자`
이밖에도 엔트리브소프트는 6년째 이어지는 봉사활동 동호회를 통해 나눔의 기쁨을 나누며 직장 행복도 뿐 아니라 인생의 행복도를 높이고 있다.
엔트리브소프트의 사내 봉사활동 동호회 `희망나무`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사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매월 사랑의 도시락 봉사, 3개월에 한번 한사랑장애영아원 방문봉사 등 꾸준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소수의 동호회 활동에 그치지 않고 매년 자선바자회,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 등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회사 안에서 적극적으로 나눔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승우 기자 press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