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 20년 동안 고공 비행해온 금값이 떨어지자 금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금속에 열광하는 인도와 중국 등 전통적인 금 소비국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탓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N머니에 따르면 올해 2ㆍ4분기 글로벌 금 수요가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세계금협회(WGC)가 이날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귀금속ㆍ금화ㆍ금괴의 전체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한 1083t을 기록했다. 소비자 대다수는 중국인ㆍ인도인들이다.
글로벌 귀금속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576t으로 200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귀금속 수요는 1년 전보다 54% 늘고 인도는 51% 증가했다. 중국ㆍ인도 아닌 다른 국가들에서도 금 수요가 늘었다. 중동과 터키의 귀금속 수요는 각각 33%,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괴와 금화 수요도 대폭 늘었다. 금괴ㆍ금화 수요는 1년 전보다 78% 급증한 500t으로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에서는 금화ㆍ금괴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57% 급증했다. 인도의 경우 116% 증가한 112t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각국 중앙은행은 71t의 금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165t의 절반이지만 2011년 1분기부터 시작된 '금 매수'가 10분기 동안 계속된 것이다.
그러나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대폭 줄었다. 금 ETF의 금 보유량은 400t이나 줄어 헤지펀드나 다른 금 투자자들의 계속된 금 매도세를 입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금 수요는 1년 전보다 12% 감소한 856t으로 집계됐다.
금 재활용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반면 금 생산은 4% 늘어 전체 금 공급량이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평균 금값은 1년 전보다 12% 하락한 온스당 1415달러(약 158만2677원)다. 금값은 최근 온스당 133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정점을 찍은 2011년 온스당 1990달러에서 30% 빠진 것이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경기침체기에 많이들 찾는 투자처다. 그러나 최근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많은 투자자들이 금 투자를 꺼리고 있다.
WGC의 마커스 그럽 투자리서치 부문 이사는 "미 투자자들이 금 ETF에서 빠져나오고 소비자의 수요가 잇따르면서 금 시장은 재조정에 들어갔다"며 "최근 금값 변화는 정상적인 금값 주기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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