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른바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일본 대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호전돼 투자 확대와 임금 인상을 통한 경제 선순환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닛케이 225 지수의 상장기업들은 올해 회계연도 1ㆍ4분기(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3% 급증했다.
이는 전문가들 예상치보다 16% 더 는 '어닝 서프라이즈'나 다름없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 2.8%와 비교해도 일본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는 물론 전자업체 소니, 화장품제조업체 시세이도, 철강업체 고베스틸, 조선업계에 이르기까지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엔화가치는 올해 1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했다. 그 덕에 일본 내 자동차, 차 부품, 기계류, 전자, 가정용품 제조업체들은 미국ㆍ유럽ㆍ아시아의 경쟁사들보다 우월한 가격 경쟁력으로 실적을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기업 실적의 강세가 설비투자 및 배당금 확대,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로 혜택을 본 기업들이 이제 금고에 쌓여 있는 현금으로 자국 경제의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JI 아시아의 야마토 미키히코 리서치 담당 부책임자는 "아직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보너스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실탄도 충분하다. 올해 1분기 닛케이지수의 225개 기업 가운데 216개의 보유 현금이 19% 늘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블룸버그의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주당 현금 보유액은 33.75달러(약 3만7510원)다. 도요타의 경우 현금 보유액이 270억달러으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다.
미즈호자산운용의 아오키 다카시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더 많은 자본지출이 이뤄져 경제성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는 이번 회계연도 들어 자본지출과 연구비 투자를 10% 늘렸다. 배당은 물론 근로자 보너스도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지급될 듯싶다.
CLSA의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투자전략가인 니콜라스 스미스는 도요타의 연간 실적 전망 상향과 관련해 "일본 기업들이 연간 실적 전망치를 부랴부랴 높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진단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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