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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뻥튀기 세일? "양파같은 SPA, 이 값에 정말 잘 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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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뻥튀기 세일? "양파같은 SPA, 이 값에 정말 잘 산걸까?" ▲의류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정가 자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정가 8만9000원인 제품에는 5만9000원, 4만9000원, 3만9000원, 2만9000원이라고 적힌 할인스티커가 양파껍질 벗겨지듯 나왔다.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사고 잘 샀다고 생각할까, 정가에 그만큼 거품이 있다고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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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원래 9만9000원이었는데 3만9000원에 파는 거야? 이러니 정가에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나오지."


직장인 최진형(30)씨는 최근 세일행사를 진행하는 한 SPA브랜드에서 옷을 사러 갔다가 덕지덕지 붙은 할인가격 스티커들을 떼보고는 깜짝 놀랐다. 원피스 세일가는 3만9000원이었지만 가격표에는 이전에도 계속 세일행사를 진행했었는지 할인 스티커가 3~4개 겹겹이 붙어있던 것. 최씨는 "이것도 안 팔리면 이 가격표 위에 또다른 할인 스티커가 붙을 것만 같아 신뢰가 안간다"고 꼬집었다.

국내외 SPA 브랜드들이 지난달부터 여름 세일전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가격할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SPA 의류브랜드들도 365일 세일하는 로드숍 화장품처럼 빈번하게 할인행사를 하면서 소비자들은 정가 자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8일 여의도 IFC몰에 입점한 자라 매장에 들어서자 6만9000원~9만9000원대인 원피스ㆍ바지ㆍ니트류는 2만9000원, 3만9000원에, 티셔츠ㆍ나시는 정가 1만9000원~2만90000원에서 9000 원에 할인판매됐다. 그러나 이같은 세일에도 불구하고 매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일부 행사를 진행하는 코너에만 삼삼오오 찾을 뿐이었다.

주부 김모(40)씨는 "어차피 지금 정가에 파는 옷들도 나중에는 세일할 제품들"이라면서 "꼭 원하는 제품이 아닌 이상 제값주고 살 필요가 없다"며 2만9000원짜리 신발들을 둘러봤다.


이 매장에서 2만9000원짜리 의류에 붙은 할인 스티커를 하나씩 떼어봤다. 2만9000원이라고 적힌 스티커 밑에는 3만9000원이 붙은 스티커가, 또 떼어내니 4만9000원, 5만9000원이 적힌 스티커들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나왔다. 정가는 8만9000원.


맞은편 유니클로 매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부 제품들을 5000원~1만원 균일가에 판매하고 있는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서니 지난 5월 할인해서 1만9900원에 판매한다고 공지했던 UV 카디건은 1만원에 팔고 있었다. 2만9000원짜리 브라탱크탑은 일부 1만원에 팔았다. 그러나 똑같은 제품인데도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민자형 브라탱크탑은 2만9000원 정가 그대로다.


이곳에서도 할인하는 반팔티에는 총 4장의 할인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정가 3만9000원에서 2만9000원->1만9000원->1만원->5000원이라고 적힌 빨간색 할인 스티커가 차곡차곡 붙었다. 소비자들은 이 제품들을 사고 잘 샀다고 생각할까, 정가에 그만큼 거품이 있다고 생각할까.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생산하는 의류업체 직원 윤모(31)씨는 "의류업계 쪽 사람들은 옷을 절대로 정가에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가 브랜드의 경우 백화점->1차 대형 아웃렛->2차 중소규모 아웃렛을 거치면서 최대 80~90%까지 가격이 뚝 떨어진다"며 "물론 하위 유통업체로 갈수록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구하지 못할 순 있지만 그만큼 정가에 거품이 많은 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가격을 내려서 책정하면 안 될까. 그러나 의류업체들은 3~4차례 거치게 될 유통채널과 세일 등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애당초 가격을 낮춰 판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또한 가격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매기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는 보다 복합적인 것들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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