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스페인 SPA브랜드 자라(ZARA)가 저가브랜드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제품 가격대가 높아져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에잇세컨즈, 미쏘 등 국내 SPA브랜드와의 제품 가격차도 현저하게 벌어진 상황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라는 매년 일부 의류의 디자인 등을 소폭 변형해 평균 5% 가량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점퍼 24만9000원선, 재킷 17만9000원선, 셔츠 5만9000~12만9000원대, 바지 9만9000원대 등 저가를 표방하는 SPA브랜드라 불리기엔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SPA브랜드는 제조사가 직접 대량생산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단계도 축소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다.
실제 국내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 미쏘 등의 제품과 비교해보면 가격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에잇세컨즈의 경우 재킷 7만9000원대, 셔츠 2만9900~4만9900원, 바지 2만9900~4만9900원이다. 미쏘는 재킷 6만9900원대, 셔츠 2만9900~4만9900원, 원피스 3만9900~8만9900원, 바지 2만9900~4만9900원이다. 국내 SPA브랜드 제품이 자라의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라가 SPA브랜드 인기에 편승, 가격을 인상하는 바람에 일반브랜드와 비슷할 정도로 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포에 사는 정수진씨(33)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자라 제품이 저렴한 편이라 자주 방문했는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올라 찾지 않게 된다"면서 "가격이 올랐는데도 품질은 예전 그대로다"고 말했다.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2012년 1월31일~2013년 1월31
일)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늘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2039억원, 53억원으로 각각 22%, 23% 증가했다. 자라는 한국 진출 첫해인 2008년 매출액이 343억원에 불과했다. 매년 평균 60%씩 고성장해 5년 만에 2000억원을 넘었다. 자라는 매년 국내 매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기부금은 진출 첫해부터 지금까지 '0'원을 기록하고 있다.
패션 관계자는 "해외 SPA브랜드들의 제품 가격이 국내 진출 초기보다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스페인 현지나 홍콩, 상하이보다도 한국이 10~20% 더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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