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최근 국내 패션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아웃도어와 글로벌 SPA(제조ㆍ유통일괄화 의류) 업계가 사회공헌활동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를 선두로 아웃도어 업계가 일제히 기부금 확대에 나서는 반면 지난 해 국내 매출 최고치를 기록한 글로벌 SPA브랜드들은 쥐꼬리 기부로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라(ZARA, 자라리테일코리아), H&M(에이치엔엠헤네스앤모리츠), 유니클로(에프알앨코리아) 등 해외 '빅3' SPA 브랜드가 지난해 지출한 총 기부금은 12억2352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총액(7988억원)의 0.15%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사회공헌활동에 가장 인색한 곳은 자라로, 지난 2008년 국내 첫 선을 보인 이후 기부금으로 한푼도 내지 않았다. 1월 결산법인인 자라의 매출액은 2039억원으로 2008년(343억원)보다 494% 성장했다. 연평균 62% 성장해 지난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지만 한국내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H&M의 지난해 기부금액은 2억134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억9915만원)보다도 26% 줄었다. 11월 결산법인인 H&M의 매출액은 900억원으로, 2010년 국내 진출 후 매년 평균 68% 성장했다.
그나마 8월 결산법인인 유니클로가 사회공헌활동비로 10억1010만원을 사용해 전년 5452만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랜드 중국법인이 중국에서의 사회공헌비로 매출액의 5~10%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수준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유니클로의 매출은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2008년(726억원)보다는 595% 늘었다.
일각에서는 해외 SPA브랜드들이 이익 늘리기에만 열중할 뿐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려는 의지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SPA국내 매출액이 1조원에 근접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다는 건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의미"라며 "내년에는 시장규모가 더 커지는 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인 노스페이스(골드윈코리아), K2코리아, 블랙야크 등 주요 3개 업체가 지출한 총 기부금은 88억552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총액 1조4665억원의 0.6% 수준이다.
특히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의 사회공헌활동이 눈부시다. 지난해 노스페이스가 기부한 금액은 83억3800만원으로, 전년 43억7900만원보다 100%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액 5049억7461만원 가운데 기부금 비율은 1.7%다. 코오롱 스포츠가 속해 있는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지난해 20억원을 기부했다. 매출액은 5조1295억원이었다. 사업자재군, 화학소재군, 패션군 등이 포함된 수치다.
K2와 아이더의 K2코리아의 기부액은 1억7514만원으로, 전년 100만원보다 대폭으로 늘었다. 블랙야크도 3억4210만원으로 전년(1억8667만원) 보다 크게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사랑으로 고속 성장했다"면서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업체들도 사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