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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캠핑장의 배짱…환불거부에 바가지영업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58초

최근 5월 앞두고 폭발적으로 수요 증가...전국 1000여곳 사설 캠핑장 운영...가격 마음대로 일리고 바가지 씌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소득 수준의 증대로 가족들과 함께 텐트 등 각종 장비를 챙겨 자연 속에서 주말 하룻밤 묵고 오는 캠핑족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우후죽순 늘어난 사설 캠핑장들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 환불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가 하면 나들이 시즌을 틈타 '캠핑 대목'을 노린 요금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캠핑 업계 및 캠핑족들에 따르면 몇년 전부터 캠핑 바람이 불면서 요즘 주말ㆍ연휴에는 서울은 물론 수도권 근교 주요 캠핑장의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캠핑족들이 늘어났다. 산 속, 계곡, 강변 등 자연 환경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나면 온 가족이 '캠핑 매니아'가 되는 등 '패밀리 레저'의 돌풍이 불면서 캠핑족 규모는 올해 약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서울은 물론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주요 캠핑장의 예약이 주말ㆍ연휴 때는 오래 전에 이미 마감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다음달 17일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의 예약은 이미 지난 주 쯤 대부분 마감된 상태다. 특히 상대적으로 요금이 싼 서울 마포구 난지캠핑장 등 국공립 야영장은 지난달 이미 이 기간 동안의 예약이 끝나는 등 인기가 상한가다. 이 같은 인기를 타고 전국적으로 사설 캠핑장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계곡가 등의 사유지에 개인이 시설을 설치한 후 임대료를 받는 사설 캠핑장은 최근 급증해 전국적으로 10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 사설 캠핑장들이 요금 환불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가 하면 본격 캠핑 시즌을 맞아 요금을 기습 인상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한 국립공원 근처 캠핑장에 예약을 했던 캠핑족 A씨는 출발 전 비가 오자 캠핑장에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구했다가 캠핑장 직원으로부터 "여기는 비가 안 온다"며 환불을 거부당했다. 화가 난 A씨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의해 당일 취소하더라도 총요금의 70%를 환불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결국 한국소비자원에 해당 캠핑장을 신고했고, 몇 시간 후에야 캠프장쪽으로부터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최근 경기도의 한 사설 캠핑장을 예약했던 B씨도 갑작스러운 약속으로 3일전 캠핑장 쪽에 예약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예약 취소 시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B씨는 "캠핑족들이 워낙 많아 취소하더라도 얼마든지 당일 예약을 받아 다른 사람을 받을 수 있을 텐데, 3일 전에 취소했는데도 자기들이 손해를 봤다며 돈을 안 돌려줘 너무 황당했다"고 호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캠핑장을 유사 숙박업으로 분류해 소비자 귀책 사유일 경우라도 당일 취소시 최소 선납금의 20%를 돌려주도록 고시해 놓은 상태다. A씨와 같은 날씨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경우 70%까지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천재지변이 아닌 경우 성수기 땐 10일 전 또는 계약 당일 취소하는 경우는 전액 환불 7일 전은 90%, 5일 전엔 70%, 3일 전엔 50%, 1일 전엔 20%를 각각 돌려주도록 해 놓았다.


이와 함께 5월 대목을 맞은 사설 캠핑장들의 요금 기습 인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도 하남의 한 캠핑장은 이달 중순부터 토요일 1박 요금을 3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40% 넘게 올려 이용객들을 놀라게 했다. 용인의 한 캠핑장도 이달 1일부터 기준 3만원에서 4만원으로 33% 이상 이용료를 올려 받고 있다. 최고급 시설과 전망을 갖춘 캠핑장을 제외하고 이용 요금은 평균 2만5000원~3만5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바가지 요금'인 셈이다. 특히 일부 캠핑장은 시설 개선은 거의 없이 요금만 올려 불만을 사고 있다.


이렇게 사설 캠핑장들이 배짱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사설 캠핑장의 사업 등록 및 요금 관련 등에 대한 규칙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바가지 요금 등에 대해서는 일단 이용객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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