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애플 제품 수입금지 결정에 대한 백악관의 거부권 행사로 ‘애플 편들기’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일부 외신이 삼성전자에 대한 근거없는 음해성 기사를 냈다. 삼성전자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지난 2일 미 경제전문지 포천 인터넷판은 “애플 때리기 :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삼성의 손아귀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인 SA가 최근 들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반면 애플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편파’ 보고서를 내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SA의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근거로 SA의 한국 지사가 삼성전자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 확인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SA 한국 지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2동 1321-1 강남빌딩’에 입주해 있으며,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의 주소는 ‘서초2동 1320-10’이다. 국내 사정에 대해 잘 모르는 데서 온 오해로 추정된다.
또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보고서를 내고 있다는 것 역시 논란의 소지가 크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음은 SA외에 캐널리스나 IDC 등의 보고서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포천지가 문제삼은 SA의 ‘편파’ 보고서 중 하나는 7월26일 발표된 ‘삼성전자가 2분기 애플을 제치고 가장 수익성 높은 모바일 제조사로 떠올랐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SA는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폰 부문 영업익 추정액이 52억달러로, 애플의 46억달러를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애플인사이더 등 매체는 이에 대해 “양 사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 실적에는 태블릿과 PC 등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무리한 비교”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SA가 삼성전자로부터 대가를 받아 일방적으로 유리한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없는 비약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도 사람인 이상 완벽할 수 없고, 최대한 정보를 모아 시장에 하나의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틀린 보도로, 리서치기업 중에서도 공신력과 권위를 인정받는 SA를 제3자가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며 불쾌함을 표했다.
이같은 해외 언론의 ‘무리한’ 주장은 최근 고조되는 삼성-애플 간 특허전 분위기를 일정 부분 반영했다는 시각도 있다. 팔이 안으로 굽은 미 행정부처럼 미 언론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때리기’를 주장하는 이같은 기사가 오히려 ‘삼성 때리기’라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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