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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뗀 북한, 급물살 타는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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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강조, 책임 사실상 인정...'재발방지'가 관건

입 뗀 북한, 급물살 타는 '개성' ▲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25일 6차 실무회담이 열린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남북(오른쪽이 남) 대표단이 마주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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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이 침묵을 깨고 적극적으로 개성공단 사태 해결 의지를 보임에 따라 14일 열릴 7차 실무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은 7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7차 실무회담을 14일 열자고 제의하면서 다가오는 '8·15 광복절'을 전후해 우리측과 합의를 이루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조평통 담화는 "이제 며칠 있으면 8·15 해방 68돌을 맞이하게 된다. 외세에 의해 강요된 민족분열의 비극이 세기와 연대, 연륜을 더해갈 수록 그로 인한 고통을 참을 수 없고 통일에 대한 희망은 더욱 절절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때 민족의 화해와 협력, 통일의 상징으로서 겨레의 기쁨으로 되어온 개성공업지구가 영영 파탄의 나락에 빠지게 되는 것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담화는 "이 시각 북과 남 쌍방이 해야 할 것은 소중한 민족공동의 재부를 위기에서 구원하고 번성하게 하는 것"이라며 "7차 개성공업지구실무회담에서 좋은 결실들을 이룩해 8·15를 계기로 온 민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자"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남북이 모두 의미를 부여하는 날인 8·15를 거론하며 우리측에 자신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면서 "또 19일부터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되면 개성공단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그 이전에 실무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조평통 담화는 ▲지난 4월 8일 선포한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남측 입주기업의 출입을 전면 허용하고 ▲북측 근로자의 정상출근을 보장하고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을 담보하며 기업 재산을 보호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고 교수는 "북한이 책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거의 모든 것을 내어놓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중대 결단'의 일환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지 한 시간여 만에 조평통 담화가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보험금을 받는 기업은 대위권(생산 설비 등 공단 내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을 정부에 넘겨야 하는데, 이는 개성공단 사업 정리 수순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실제로 개성공단 폐쇄를 염두에 둔 조치에 착수하자, 북한이 다급히 대응 카드를 꺼냄으로써 공단 정상화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는 풀이다.


14일 실무회담도 결렬된다면 중대 결단은 단전(斷電) 조치 등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이 어떻게든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대북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지금 모습으로 봐서는 7차 회담에서 우리측 요구에 한 발짝 다가서지 않을까 싶다"며 "북한이 아마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핵심 쟁점인 '재발방지 보장'에 대해 남북 간 이견이 여전히 커 실무회담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단 조평통 담화에서 북한은 재발방지 부분을 "북과 남은 공업지구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며 다소 모호하게 짚었다.


이에 따라 실무회담이 7차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7차 회담이 마지막 회담이 될 예정이냐'는 질문에 "회담의 차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앞서 정부가 마지막 회담을 언급한 것은 회담을 하더라도 실질적·합리적 방안 도출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 회담이 길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당국자는 "14일 회담에서 북한이 전향적이고 성실한 태도를 보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유환 교수는 우리측도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수용해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 교수는 "북한이 우리측의 '개성공단 폐쇄' 압박에 당혹해 하면서 결국 굴복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경협사업에서 사실 어느 한 쪽만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측의 요구가 100% 받아들여질 순 없으므로 사안에 따라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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