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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숫자 빨리빨리" 미래부 장관의 옛날식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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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用 숫자경제' 집착하는 창조경제 주무부처
"결혼도 안한 자식에게 손자 낳으라는 것과 다름없어" 지적


"창조경제 숫자 빨리빨리" 미래부 장관의 옛날식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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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창조경제 관련 실적을 내놓아야 한다는 엄명을 내렸다. 미래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주무부처이지만 지난 4월 출범 이후부터 '미래부가 보이지 않는다', '장관의 존재감이 없다'는 등의 박한 점수를 받아왔다. 이에 최 장관이 직접 숫자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8일 미래부에 따르면 최 장관은 최근 고위간부회의에서 창조경제 정책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수치를 하루빨리 발표해야 한다며 수차례 강조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장관이 올 가을까지 창조경제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를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래부 관계자는 "미래부 대내외의 요구가 있어 창조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유망한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 현황과 창업건수 같은 것이 그 예다.


최 장관은 평소 입버릇처럼 '창조경제는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창조경제 성과로 일자리 지표부터 챙긴 것이다. 또 다른 미래부 관계자는 "현 정부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윤창번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기용된 이후 (최 장관이) 윤 수석과 궁합을 맞춰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더 커졌을 것"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장관이 숫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학ㆍ출연연구소 기술의 사업화와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등의 내용을 담은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한 것이 지난 6월로, 불과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발표에 급급하다보면 자칫 설익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책 대부분이 중소기업청,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다른 행정기관과 얽혀있다.


송희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아직 창업 생태계 구조가 채 바뀌지도 않아 질적,양적 변화가 전혀 없는데 성과부터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결혼도 안 한 자식에게 손자부터 낳아오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1조달러 규모의 우리나라 경제가 패러다임이 바뀔 때까지 시간이 걸릴 텐데 창조경제 씨앗을 뿌렸으니 최소 1년은 기다려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ㆍ산업대학원 교수도 "몇 개월만에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처음부터 창조경제 정책을 장기, 단기로 나눠 발표했었어야 했다"며 "그래야 국민들에게도 미래부 정책 성과에 신뢰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미래부는 창조경제 구체화의 일환으로 올 12월께 창조경제지수도 선보인다. 단순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와 달리, 창조경제지수는 우리 우리나라 창조경제 수준을 보여주는 수치로 미래부는 현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만들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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