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조범현 KT 초대 사령탑이 젊음과 패기를 바탕으로 한 명문 구단 도약을 선언했다.
5일 오전 수원 라마다 프라자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감독 취임 공식 기자회견이다. 신생팀 감독으로서의 목표와 각오를 밝혔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에 초대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을 뗀 조 감독은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을 받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한국야구위원회(KBO)부터 야구단 창단을 승인받고 4월 스포츠단 법인을 설립한 KT 위즈는 2015년부터 1군에 가세해 9개 구단과 경쟁을 치른다. 남은 1년 6개월여 동안 조 감독은 특유 육성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신생팀이다 보니 젊은 선수들로 팀이 구성될 것”이라고 밝힌 조 감독은 “중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프로의식을 심어주고 효과적인 훈련을 제시해 패기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젊고 패기 있는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초창기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코치진이 구성되지 않았지만 열정적인 분들을 모셔와 시스템을 구축해가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조범현 감독과의 일문일답
신생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젊고 패기 넘치는 분위기다. 진정성을 갖춘 지도자들을 데려와 이를 이끌어내겠다. 오는 26일 드래프트가 있는데 선수 구성을 잘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중복 포지션을 피해 잘 선별하겠다. 최근 달라진 야구 환경도 충분히 고려해 뽑겠다.
올 시즌 1군에 가세한 NC가 무난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잘 하고 있더라. 너무 잘 하면 안 되는데(웃음).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트레이드를 무척 잘 해 극복한 것 같다. 팀 구성도 신인, 중견, 노장의 조화가 잘 맞아떨어졌다.
코치진 구성은 언제쯤 마치나.
아직 감독에 오른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다.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 팀들이 시즌 중이라서 조금 걸릴 것 같다. 재야에 있는 코치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열정을 갖춘 분들만 모셔올 생각이다.
언제쯤 경기에서 특유 야구 스타일을 볼 수 있을까.
몇 년은 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3년을 생각하고 있다. 2군에서 경기를 치르는 내년은 선수들을 파악하고 문제를 발견, 다듬는데 주력할 것이다. 내후년엔 4강에 갈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데 힘을 쓸 계획이고.
KIA에서 감독을 그만두고 어떻게 지냈나.
지난해 1년 동안 KBO 육성위원장으로 일했다. 프로에서 있을 때부터 기회가 되면 내가 가진 기술적인 부분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KBO도 이를 알고 일을 맡긴 것 같다. 아마추어 현장을 돌아다니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특히 그랬다. 최근까지 인스트럭터로 있었던 삼성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삼성의 야구가 왜 강할까’에 대해 많이 생각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NC의 야구를 관심 있게 관찰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야구를 잘 하더라. 그들처럼 시행착오를 줄여 강한 선수단을 만들겠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달라진 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스피드다. 엄청 빨라졌다. 단순히 뛰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배트 스피드, 수비 동작 등 여러 가지가 모두 해당된다.
‘조갈량’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너무 감사한 별명이다. 사실 그 정도까진 아닌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부끄럽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하겠다.
KT 스포츠단 사장, 단장과의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육성방안과 현 9개 구단의 상황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했다.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괜찮아 계약을 맺게 된 것 같다.
SK에서도 사령탑을 맡았었는데.
그땐 나이가 어렸다. 감독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은 경험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약체 팀을 맡아 키운 경험이 있으니 더 좋은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선수 육성 발굴에 일가견이 있다고 정평이 났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나.
선두 육성이나 발굴 모두 판단이 중요한 것 같다. 향후 2, 3년 동안 선수를 어떻게 키울지 잘 구상해야 한다. 아직 선수단이 훈련할 야구장이 없다. 준비가 잘 해서 야구 흥행에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선수들이 ‘훈련에서 모든 걸 찾는 감독’이라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팀에 합류했으면 좋겠나.
모든 기본적인 생각은 훈련에서 만들어진다. 그 속에서 팀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앞으로 만날 선수들을 잘 다져보겠다. 아직 일정을 신문 상으로밖에 확인하지 못했다. 준비할 게 많다. 이번 겨울부터 연습을 많이 하겠다. NC를 많이 참고할 것이다. 먼저 앞서 나간 만큼 배울 점이 많다. 시간이 나면 김경문 감독을 만나 조언을 듣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