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요부진한 해운·건설債 인수 적극 나서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최근 산업은행이 신용등급 BBB 회사채와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하는 등 회사채시장 양극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안전판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은 기관들의 수요가 부진한 건설사 및 BBB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 대부분을 인수했다. 최근 두산건설이 발행한 1000억원 중 500억원을 인수했고, 한양은 발행금액 전액을 인수했으며, 대림산업은 2000억원 중 1500억원을 산업은행에서 인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동안 산업은행이 인수한 회사채를 살펴보면 올해 건설 및 해운업종 회사채 인수가 두드러진다. 특히 건설업종은 작년에 비해서 올해 크게 증가해 올해 산업은행이 인수한 회사채 중 20% 가량이 건설업종 회사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요 그룹별로는 최근 두산그룹과 동부그룹의 회사채 인수가 작년 대비 증가했다. 두산그룹과 동부그룹 모두 BBB등급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어, 그룹 건설사에 대한 산업은행 인수로 인해 그룹별 산업은행 인수 회사채 비중이 늘었다.
신용등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80%에 육박했던 A등급 회사채 인수 비중이 올해 50%대로 떨어진 반면 BBB등급 인수 비중은 20%를 넘어서며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은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기관투자가 BBB등급을 제한함에 따라 주로 리테일 시장으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웅진홀딩스, STX팬오션 등의 법정관리로 회사채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BBB등급 회사채 인수 증가는 회사채 시장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과 이러한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비우량 스프레드는 추가 확대되고 있다. 우량 신용등급 회사채와 비우량 신용등급 회사채의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산업은행과 정부의 노력이 시장 ‘안전판’이라는 측면에서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는 있어도 회사채시장 양극화가 해소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A등급의 강세 분위기가 나타나기 위해 국고채 금리 안정화와 함께 AA등급 크레딧 스프레드가 충분히 축소돼 가격 메리트가 낮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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